대학생이 교실로 들어갔다
용인 청소년 1000명이 시작한 '기후 실천’

  • 등록 2026.07.14 11: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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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환경교육단, 기후행동 리빙랩 성료
환경교육 넘어 나눔까지 이어진 탄소중립 프로젝트

 

 

용인신문 | 기후위기는 아이들에게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직접 만들고, 직접 줍고, 직접 실천할 때 비로소 자신의 문제가 된다. 단국대학교 대학생들은 바로 그 방법을 선택했다.

 

버려진 현수막을 에코백으로 바꾸고, 학교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머그컵 하나를 사용하는 작은 습관까지.

 

올 상반기 용인지역 청소년 1000명이 참여한 '기후행동 리빙랩'은 환경교육이 강의가 아니라 경험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살아있는 교실이었다.

 

단국대학교 부설 통합과학교육연구소가 운영하는 'DKU 대학생 환경교육단'은 최근 용인지역 초·중·고등학생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기후행동 리빙랩' 환경교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용인교육지원청과 연계해 영재교육원과 덕영고, 대지고, 용인고, 풍덕고, 신봉중, 동백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은 '빅 히스토리와 함께 기후재난 안전하게 대응하기-환경 리빙랩'을 주제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수업은 기존 환경교육과는 사뭇 달랐다. 대학생들은 교단에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대신 학생들과 함께 앉아 만들고, 이야기하고, 체험하며 기후위기를 설명했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버려질 예정이던 현수막 자투리천으로 에코백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활동이었다. 쓰레기로 버려질 물건이 새로운 가치를 가진 생활용품으로 바뀌는 과정을 직접 경험한 학생들은 재활용이 단순한 분리배출이 아니라 자원순환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교실 밖 활동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잔반을 남기지 않는 '잔반 제로' 실천에 참여하고, 일회용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했으며, 학교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과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용기내' 캠페인에도 함께했다. 탄소중립을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환경교육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탄소중립 실천 활동에 참여하며 적립한 '행가래 SV포인트'는 후원기업과 연계해 용인지역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환경을 위한 작은 행동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행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환경교육단으로 참여한 김유림 학생(과학교육과 3학년)은 "버려지는 현수막 자투리천으로 에코백을 만들었는데 학생들이 재활용과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환경교육은 직접 경험할 때 가장 큰 힘을 가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은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다. 단국대학교는 지난 2023년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용인시와 협력해 대학생 환경교육단을 출범시켰다. 이후 통합과학교육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환경교육을 꾸준히 확대해 지금까지 용인지역 청소년 1만 1500명과 지역주민 2000여 명 등 모두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교육과 캠페인을 펼쳤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환경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활동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들도 함께했다. 국적은 달라도 기후위기 앞에서는 모두 같은 지구 시민이었다. 학생들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며 환경의 가치를 공유했고, 기후교육은 자연스럽게 국제교류의 장으로도 이어졌다.

 

손연아 단국대 통합과학교육연구소장은 "기후위기 시대에는 환경을 아는 것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환경교육을 확산하고 건강한 환경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국대학교 통합과학교육연구소를 중심으로 용인시와 SK AX, 용인시자원봉사센터, 용인교육지원청, 행복한학교재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미르숲생태연구소, 사회적기업 ㈜함께라온 등이 참여한 민·관·산·학 협력사업으로 진행됐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의 숙제가 아니다. 지금 교실에서, 지금 손으로, 지금 생활 속에서 시작되는 작은 실천이 도시를 바꾸고 있다. 단국대학교 대학생들이 보여준 것은 환경교육의 또 다른 가능성이었다.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함께 행동하는 교육'. 그 작은 변화가 용인에서 시작되고 있다.

박기현 기자 pkh45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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