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매일 마시는 공기가 남성의 정자 DNA를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세먼지와 오존, 자동차 배기가스 등 대기오염이 정자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남성 난임 연구에도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럽생식의학회(ESHRE)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약 2,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는 약 3개월 동안의 대기오염 노출 정도와 정자의 유전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에 많이 노출된 남성일수록 정자의 DNA 메틸화(DNA methylation)가 여러 부위에서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존과 이산화질소의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확인됐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 자체가 변하는 돌연변이와는 다르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될지, 억제될지를 결정하는 후성유전(epigenetic) 조절 기전이다. 쉽게 말해 유전자의 설계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설계도를 읽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모두 39개의 DNA 메틸화 변화 부위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는 정자의 기능과 배아 발달, 태아 성장과 관련성이 보고된 GNAS 유전자도 포함됐다.
아직 이번 연구만으로 대기오염이 직접 난임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 역시 임신율 감소나 유산 증가, 출생아 건강 악화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남성 난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정자의 개수와 운동성, 정상 형태가 남성 가임력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자 DNA 손상(DNA fragmentation)과 후성유전 변화가 수정 성공률과 배아의 질, 임신 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흡연과 비만, 고열 환경, 환경호르몬, 농약, 중금속 노출 등이 정자의 DNA 손상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는 꾸준히 발표돼 왔다. 여기에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역시 정자의 유전자 조절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남성도 임신 준비 최소 3개월 전부터 생활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자는 약 70~90일에 걸쳐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의 흡연과 음주,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는 물론 대기오염 노출 역시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남성 난임의 원인을 단순히 정자의 숫자나 운동성에서 찾던 시대를 넘어, 생활환경이 정자의 DNA와 미래 세대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떤 공기를 마시느냐'가 생식 건강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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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유럽생식의학회(ESHRE) 발표 연구와 해외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