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에서 정자까지…남성 난임 치료의 새 문 열리나

  • 등록 2026.07.13 09: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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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생쥐 체내 인공 고환에서 인간 정모세포 생성 성공…완전한 정자 생산은 과제로

 

남성 난임 치료의 오랜 난제였던 '정자 생성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현하려는 연구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사람의 혈액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린 뒤 정자로 자라기 직전 단계까지 성장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직 수정이 가능한 완전한 정자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시험관 안에서 멈춰 있던 연구가 살아있는 생체 환경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갔다는 점에서 생식의학계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사사키 고타로 교수 연구팀은 혈액에서 얻은 인간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로 만든 뒤 이를 생식세포 계열로 분화시키고, 고환 지지세포와 함께 인공 고환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생쥐 신장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줄기세포를 정자 방향으로 유도한 것이 아니다.

 

연구진은 실제 고환처럼 세포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정자가 자라는 초기 과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재현했다. 이식된 조직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고환의 정세관과 유사한 구조를 형성했고, 약 6개월 뒤에는 인간 세포가 정모세포(spermatocyte) 단계까지 성장했다.

 

정모세포는 감수분열을 거쳐 염색체 수를 절반으로 줄인 뒤 최종적으로 꼬리를 가진 성숙한 정자가 되는 바로 직전 단계다. 다시 말해 '정자가 만들어질 준비'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직 수정 능력을 갖춘 완전한 정자는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의 의미는 적지 않다. 지금까지 인간 정자는 실험실 배양 환경에서 초기 분화 단계 이상으로 성장시키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고환 조직과 유사한 미세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정자 발생 과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남성 생식세포 연구의 중요한 기술적 장벽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정자는 아직 아니지만…인간 생식세포 연구의 가장 큰 진전

 

특히 이번 연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남성 난임 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현재 남성 난임은 전체 난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지만, 상당수는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원인을 설명하지 못한다. 임상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원인 불명 남성 난임'으로 분류하는데, 전체 남성 난임의 약 40%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혈액세포만 있으면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생식세포를 실험실에서 만들어 정자가 어느 단계에서 성장을 멈추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그동안 추정에 의존했던 난임 원인 분석이 보다 정밀해질 가능성이 있다. 개인별 맞춤 치료법을 개발하는 기반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실제 치료까지는 넘어야 할 벽도 적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도 정모세포는 끝내 성숙한 정자로 발전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인간 세포가 생쥐의 신장이라는 이종(異種) 환경에서 자라면서 필요한 호르몬과 세포 간 신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자 형성은 고환 내부 세포뿐 아니라 뇌와 내분비계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호르몬이 정교하게 작용해야 가능한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윤리 문제다. 인간 줄기세포를 이용해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연구는 대부분 국가에서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연구팀도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는 사람 대신 마카크 원숭이를 이용해 성숙 정자 생산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식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은 최근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 교토대 연구진은 이미 생쥐의 피부세포로 만든 줄기세포에서 정자와 난자를 생산해 정상적인 새끼를 얻는 데 성공했고, 이후 그 새끼 역시 번식 능력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기업들이 줄기세포 기반 난자 생산과 시험관 내 정자 생산 기술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생식세포 제조 기술은 연구실을 넘어 산업화 단계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당장 불임 치료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인간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퍼즐 하나를 맞춘 연구라고 평가한다.

 

앞으로 성숙 정자 생산까지 성공한다면 남성 난임 치료는 물론, 항암치료 등으로 생식능력을 잃은 환자의 가임력 회복, 희귀 유전질환 연구 등 생식의학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혈액세포가 정자가 되는 시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 생식세포를 실험실에서 재현하려는 연구는 이제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현실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이는 남성 난임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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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Cell Stem Cell」에 발표한 논문을 비롯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이승주 기자 chosun3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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