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못 잡으면 세금 칼 뺀다"

  • 등록 2026.06.24 09: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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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도 안심 못하는 부동산 세제 대수술 예고

 

용인신문 | 부동산 세제의 무게중심이 ‘집을 오래 가진 사람’보다 ‘실제로 사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다음 달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세율 조정 수준이 아니라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보유세 체계 전반을 손보는 대규모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보호받아 온 1주택자도 이번 개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양도소득세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사실상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집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것이 과연 실수요자 보호 정책인지, 아니면 자산가 우대 정책인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부터 "실제로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것은 주거 안정 정책이 아니라 투기 장려 정책"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거나 실거주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에게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투자용 주택에 대한 세금 정상화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한 채만 보유해도 수십 년 동안 집값이 오른 경우 상당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가 세금 부담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유세 강화 가능성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과 취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체계까지 손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세금 인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세제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적용되는 과세 기준으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세금도 함께 늘어난다. 윤석열 정부에서 60%까지 낮아졌던 비율이 다시 80%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별도의 세율 인상 없이도 세 부담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 자체를 높이는 방식이어서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손쉬운 카드로 평가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 역시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현재 종부세는 일정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세율이 적용되는데 정부는 초고가 주택 구간을 더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용산, 성수동 등 수십억 원대 주택 보유자에게는 지금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개편이 단순히 세금을 더 걷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다주택자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실거주 여부와 자산 규모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도 벌써 반응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세제 강화 전에 매물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반대로 정책 방향을 지켜보겠다며 거래를 미루는 관망세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세금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다음 달 세제개편안이 사실상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따라 수백만 명의 주택 보유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집 한 채를 갖고 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세금 환경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중대한 변곡점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박기현 기자 pkh45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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