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배아를 고른다? 아직은 아니다 — IVF의 냉정한 현실”

  • 등록 2026.05.22 09: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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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시험관아기(IVF) 시술의 세계에도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배아를 눈으로 보고 등급을 매기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잘 자란 것처럼 보이는지, 세포가 균일한지, 모양이 예쁜지..... 결국 판단은 ‘눈’과 ‘경험’에 의존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가 그 판단 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

 

2026년 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간경과영상(TLS)과 환자의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해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사진을 잘 보는 AI가 아니다.

 

한 장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배아가 언제 분열하는지, 얼마나 빠르게 나뉘는지, 특정 시점에서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여기에 여성의 나이, 호르몬 상태, 채취된 난자 수 같은 임상 정보까지 함께 엮는다.

 

하나의 배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황’을 읽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면 꽤 매력적이다.

 

AI가 임신 가능성을 숫자로 보여주고, 더 유리한 배아를 추천해준다.

 

"이제는 AI가 배아를 골라주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

 

현실은 조금 더 차분하다. 이 기술은 성공률을 갑자기 끌어올리는 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의사가 경험으로 쌓아온 판단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도구에 가깝다.

 

쉽게 말하면, 직관을 숫자로 번역해주는 장치다. 감각을 데이터로 바꿔주는 보조자다.

 

IVF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언제나 선택이다.

 

여러 개의 배아 중 하나를 고르는 순간, 그 결정 하나가 결과를 바꾼다.

 

이때 AI는 새로운 기준을 하나 더 얹어준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패턴을 수치로 보여주고, 미세한 차이를 드러낸다.

 

하지만 마지막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여전히 의사다.

 

그리고 그 선택을 감당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임신은 배아 하나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궁의 상태, 면역 반응, 호르몬 환경, 시술 타이밍까지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AI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통제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의 AI는 ‘대체자’가 아니라 ‘보조자’일 뿐이다. 대신 판단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판단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도구...

 

그럼에도 변화는 분명하다.

 

IVF의 기준 자체가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좋아 보이는 배아”를 고르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상 가능성이 높은 배아”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경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감각에서 근거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물론 아직 풀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데이터의 편향, 병원 간 환경 차이, AI 판단의 책임 소재까지 간단하지 않은 질문들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있다.

 

AI는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난임 치료는 늘 희망과 불확실성 사이에 있다.

 

AI는 그 불확실성을 조금 줄여줄 수는 있을 뿐이다.

 

결국 마지막 선택, 그 결정의 순간만큼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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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난임전문기자가 국내외 생식의학 관련 연구, 정책 자료, 통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전달하는 해설입니다. 의학적 판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이승주 기자 chosun3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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