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한국 화단에서 '현장 사생의 작가'로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는 중견 화가 김정호가 서울 인사동에 이어 경기도 용인에서 설악의 푸른 기운을 전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용인시 처인구에 소재한 정구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설악전’은 김 작가의 22번째 개인전으로 웅장미 넘치는 강렬한 유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설악산 ‘울산바위’다. 작가에게 울산바위는 단순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존재를 성찰하는 매개다. 신창선 미술평론가는 “그의 ‘단순성’이라는 미학이 거대한 자연과 만날 때 인문적 깊이를 획득한다”고 평했다.
실제로 그의 화폭은 절제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흰색과 푸른색의 최소한의 변주로 설악의 골산을 표현하는가 하면, 어떤 지점에서는 두꺼운 임파스토(Impasto) 기법으로 생동감을 폭발시킨다. 김정호의 화폭에 얹힌 설악의 사계는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고 매료시킨다.
김정호의 작업 방식은 수행에 가깝다. 김 작가는 안락한 작업실 대신 새벽 공기가 감도는 미시령 현장을 택한다. 밑그림 없이 캔버스에 곧바로 붓을 올리는 ‘현장 직설법’은 찰나의 영감을 포착하려는 화가의 본능이다. 이러한 즉각적인 행위는 화면에 생생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감상자에게 바위의 육중한 질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김정호의 작품은 현재 청와대와 주요 공공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자연을 통해 존재를 사유하는 이번 ‘설악전’은 관객들에게 깊은 사색과 정화의 시간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