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정부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8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농지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나선다. 헌법상의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바로 세우고, 농지가 생산 수단이 아닌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부터 2년에 걸쳐 단계별 농지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1단계인 올해는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ha를, 내년에는 그 이전 취득 농지 80만ha를 포함해 전체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의 핵심 타깃은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이다. 경기도 농지의 평당 실거래가는 전국 평균(17만 7000원)의 3배가 넘는 60만 7000원을 기록하며 투기 수요가 집중된 곳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수도권의 높은 생활 여건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투기 수요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관외 거주자 소유 농지 등을 ‘10대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드론, AI 분석, 현장 점검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정밀 검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단순 실태 파악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번 조사는 적발 즉시 수사와 처벌로 이어지는 고강도 체계를 갖췄다.
특히 최근 국회를 통과한 농지법 개정안에 따라 지자체 재량에 맡겨졌던 ‘농지 처분명령’이 의무화됐다.
투기 목적으로 판명되거나 불법 임대차 등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예외 없이 농지를 매각해야 한다.
사후 관리도 엄격해진다. 처분 의무가 부과된 농지를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넘겨 제재를 피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매각 제한 대상이 확대됐다.
처분명령 유예 제도도 손질한다. 현행 제도는 농지를 제대로 이용하지 않아 처분 의무가 부과되더라도 일정 기간 성실하게 경작하면 처분이 유예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유예 제도를 축소하고 처분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이행강제금 수위도 대폭 높여 신속한 매각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단순히 법 위반자를 가려내는 것을 넘어, 식량 안보의 핵심인 농지를 실제 농업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국가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사놓고 기다리면 오른다’는 농지 투기 행위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겠다는 것.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아 거래를 회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후 강제 매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라”며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인력 5000명을 투입하고 향후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현장에 배치해 상시 감독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과 세제 개편 등을 병행해 농지가 더 이상 투기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처인구 이동읍 일대 농지 모습.
처인구 남사읍 일대 농지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