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말이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은 서울이 중심지라는 선망에서 나온 옛말이 아닐까. 소설 『유자는 없어』의 배경은 거제도이다. 작은 섬, 작은 공동체 그곳 청소년은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옛날엔 유배지였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빵집도 있는 아름다운 지안이네 동네. 유명 가수도 찾아오는 동네에 사는 지안은 자신이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 통학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섬지역이라 기회가 줄어든 것만 같다. 거제도를 떠나는 상상을 해도 고민이다. 정작 도시에서 편히 지낼 자신이 없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성적도 관리가 안 된다. 때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지안의 공황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지방에서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고등학생 지안이의 심리를 살펴가는 이 작품은 그간 만났던 청소년소설과 다른 결을 갖는다. 소설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을 메꾸며 살아내는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작은 공동체 안에서 개인으로 지내기 어려워 이름이라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는 아이, 바깥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공포로 다가오는 아이, 반대로 잦은 이사로 부유하는 삶 속에서 정착을 바라는 아이는 그저 평범한 우리의 고등학생이다. 세 아이들은 친구와 격하게 다툰 것도 아니고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존재도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깐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만 곧 아무 일도 없는 듯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 소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단지 소소한 탐색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