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신년호 특별기획] 국제뉴스 바로 읽기-9: 붕괴하는 美 패권과 제국의 황혼

  • 등록 2026.01.02 12: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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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방중(訪中)으로 시작된 신(新)외교
일본·독일의 군사대국화와 금융자본의 ‘전쟁 비즈니스’ 속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용인신문 |

‘한중관계 복원’과 내란 청산, 정상화되는 대한민국 

美 단극 체제의 종언 … 전 세계 덮친 ‘복합 위기’ 공포 

다카이치의 폭주와 獨 재무장,  ‘제국주의 망령’  부활

전쟁을 쇼핑… ‘군산금융복합체’의 탐욕과 미국의 빈곤

‘가치 외교’ 폐기하고 ‘동북아 다자안보기구’ 창설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새해, 1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새해 벽두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함에 따라 파탄지경에 처했던 한중관계가 다시 본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중단되었던 한중의 문화교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지형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내란 특검을 비롯한 3대 특검도 끝나고 윤석열 내란 세력은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특검의 성과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내란 세력의 죄상과 윤곽은 대충 드러났다. 국회는 종합 특검을 통하여 윤석열의 외환유치죄 부분과 특검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내란 청산은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용인신문은 격동의 2025년 국제정세를 되돌아보고 2026년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注>

 

#미국의 단극 패권이 붕괴하고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우리는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變曲點) 위에 서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1주년이자 한일 수교 61주년인 올해, 세계는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기는커녕, 냉전 해체 이후 가장 위험하고 불확실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20세기 후반 세계 질서를 지탱해 온 소위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와 미국의 단극 패권(Unipolar Moment)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붕괴의 단계로 진입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현재의 위기는 단순한 국가 간 갈등이 아니다. 이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 패권국의 쇠락에 따른 불안정성, 그리고 과거사 청산에 실패한 전범국들의 군사적 부활이 복합적으로 얽혀 만들어낸 '복합 위기(Poly Crisis)'다.

특히 동아시아와 유럽이라는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단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군비 경쟁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벌어졌던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과 이어서 벌어졌던 양차(兩次) 세계대전의 섬뜩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동쪽에서는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선언하며 평화헌법 체제를 사실상 해체했고, 서쪽에서는 독일이 '시대전환'을 명분으로 군비증강에 몰두하고 있다. 이 두 국가의 움직임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로 묵인되고 장려된다는 점에서 20세기 전반기의 상황보다 더욱 복잡하고 위험하다.


#일본의 폭주와 '신(新)대동아공영권'의 야욕

2025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집권은 전후 일본 정치사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사건이다. 아베 신조의 가장 충실한 계승자이자 극우 보수단체 '일본유신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그녀의 등장은, 일본이 더 이상 과거의 '경제 동물'이 아닌 '군사 패권국'으로 변모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헌법 개정이라는 까다로운 절차 대신, '해석 개헌'과 하위 법령 개정을 통해 평화헌법 9조를 무력화했다. 핵심은 '전수방위(오직 방어만 함)' 원칙의 폐기와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의 보유다. 이는 명백한 선제타격 교리다. 일본은 이제 적이 공격할 징후만 보여도 먼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2025년 방위 백서에서 국방비를 GDP 대비 3%까지 증액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본을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군사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일본 극우파의 의지가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대만의 위기는 곧 일본의 위기"라는 논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녀는 대만 주변 해역이 봉쇄될 경우 일본의 에너지 수송로(Sea Lane)가 막힌다는 이유로 이를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했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집단적 자위권'의 발동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즉,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아도 미군이 공격받거나 대만 분쟁이 발생하면 자위대가 참전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이는 일본 우익의 숙원인 '보통국가화'를 위해 대만 문제를 인질로 삼는 교활한 전략에 다름 아니다.

 

다카이치 내각의 전수방위의 이면에 숨어있는 한반도 재침탈의 시나리오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다카이치 내각의 보통국가론의 위험한 점은 “한반도를 자신의 안보를 위한 '완충지대'로, 혹은 전쟁 수행을 위한 '병참기지'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 보호를 위해 자위대 항공기와 선박을 파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동의 없는 영토 진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제국주의적(군국주의적)인 발상이다. 또한, 주일미군 기지가 중국의 타격 목표가 될 때, 일본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한국군을 대중국 전선에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즉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일본은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언제라도 군사적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문제는 다수의 일본 국민이 다케이치 총리의 망상에 환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재무장‘과 네오나치즘의 부상

유럽의 맹주 독일의 변화 또한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올라프 숄츠 총리가 선언한 '시대전환'은 초기에는 방어적 재무장으로 포장되었으나, 2025년 현재 공격적 군비 확장과 정치적 우경화로 귀결되고 있다. 독일은 블랙록의 대리인으로 독일 연방총리에 오른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급격한 군수산업체제로의 전환과 우크라이나전쟁 지속 의지로 구체화되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지속시켜 독일을 재무장하고 EU의 군사력을 증강하여 그 중심에 독일이 서겠다는 팽창주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1,000억 유로의 특별방위기금을 소진하고 정규 국방비를 대폭 늘렸다. 아울러 징병제 부활을 모색하면서 독일 정규군을 43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국방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 군사력이 어디를 향하느냐다. 독일은 NATO의 선봉장으로서 발트해와 동유럽에 병력을 전진 배치하고 있으며, 심지어 인도-태평양 지역에까지 구축함을 파견하고 있다. 이는 과거 빌헬름 2세 시대의 '세계 정책(Weltpolitik)'을 연상시킨다. '가치 연대'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독일의 군사적 팽창은, 결국 미국의 하위 파트너로서 유라시아 대륙의 분열을 영속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fD(독일을 위한 대안)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 독일의 현재 정치지형이다. 독일 집권 세력에게 21세기판 나치즘으로 매도되고 있는 극우 민족주의 정당 AfD가 2025년 2월 총선에서 20%가 넘는 득표율로 제2당으로 약진한 것은 위선과 허구로 국민을 기만해온 서구 엘리트 민주주의의 충격적인 패배다. AfD는 단순한 보수 정당이 아니다. 그들은 나치의 만행을 축소하고, 홀로코스트 조형물을 '수치심의 기념비'라 비하하며, 이민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AfD는 경제 위기와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는 구(舊) 동독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여 이제는 연방 의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다. 군사 대국화된 독일에서 “극우 민족주의 세력이 정치적 결정권을 갖게 된 상황은 193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하다”는 우려석인 시각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자유주의 글로벌리스트의 의도적인 폄훼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인사가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마가주의 보수 언론인 터커 칼슨과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교수, 존 미어샤이머가 그들이다. 아무튼 기존의 시각에서 보면 극우민족주의의 약진은 자칫하면 유럽의 평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파시즘의 귀환'이라는 경고등을 켜고 있기도 하여 면밀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AfD가 그나마 메르츠 총리보다 나은 점은 우크라이나전쟁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은 좌파냐 우파냐를 떠나 인류의 공영과 공존을 가로막는 가장 파괴적인 비극이다.

 

#미국 패권주의와 금융독점자본의 민낯

일본과 독일의 재무장은 미국의 묵인과 조장 없이는 불가능했다. 우리는 현 사태의 근본 원인이 '미국 주도 일극 체제의 구조적 모순'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NATO는 해체되어야 할 시대착오적 군사동맹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냉전 시대 소련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다. 1991년 소련 해체와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해산으로 NATO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은 NATO를 해체하는 대신 동쪽으로 끊임없이 확장했다. 이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통제권을 유지하고, 러시아와 독일이 경제적으로 결합하여 유라시아의 독자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NATO는 우크라이나 비극의 원인 제공자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장악한 글로벌리스트 네오콘은 우크라이나전쟁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면에 도사린 'NATO의 끊임없는 동진(Expansion)'의 문제다. 완충지대를 없애고 상대의 턱밑에 칼을 겨누는 행위가 평화일 수 없다. 현재 NATO는 '방어 동맹'이 아니라, 미국의 패권을 전 지구적으로 투사하는 '공격적 개입 기구'로 변질되었다. 아시아판 NATO(쿼드, 오커스 등)를 만들려는 시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유럽과 세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NATO가 즉각 해체되고, 모든 국가를 포괄하는 새로운 집단안보 체제로 대체되어야 한다.

 

블랙록(BlackRock)은 자산 규모 15조 달러를 운용하는 유대계 독점금융자본이 세운 투자회사로 세계 전쟁의 민영화를 획책하는 금융자본의 영속적인 세계 지배를 위한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고, 래리 핑크가 CEO로 경영을 맡고 있으나 그 정점에는 금융 카르텔의 최종 보스 로스차일드 가문이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블랙록을 내세워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담보로 잡고 막대한 전쟁 자금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승리로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생겼다.

 

금융자본의 설계에 따라 전개되는 전쟁-재건의 수직 계열화가 본질인 현대 전쟁은 '총성 없는 전쟁'인 금융 전쟁과 함께 진행된다. 그 중심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있다. 블랙록은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 주요 방산기업의 최대 주주다. 전쟁이 발발하고 무기가 소모될수록 그들의 주가는 치솟는다. 더욱 끔찍한 것은 '재건' 단계다. 블랙록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우크라이나 개발 기금' 설립 MOU를 체결하고 전후 재건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는 전쟁으로 파괴된 국가의 알짜 자산(농지, 에너지, 인프라)을 금융자본이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이다. 그들에게 전쟁은 인류의 비극이 아니라, 수익률이 보장된 거대한 투자처일 뿐이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로스차일드 가문을 정점으로 하는 금융카르텔의 충견이다. 특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카야 칼라스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복 UN총회 의장(독일 전 외무장관)은 금융 카르텔이 시키는 대로 설치는 사실상 꼭두각시로 알려졌다.

 

금융자본에 종속된 미국의 대외 정책은 월가(Wall Street)와 펜타곤(Pentagon)의 회전문 인사에 의해 결정된다.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는 이제 '군산금융복합체(Military-Industrial-Financial Complex)'로 진화했다. 이들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긴장이 유지되고 국지전이 지속되어야만 무기를 팔고, 재건 자금을 빌려주며 이자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성역화하며 이들의 전쟁 마차에 올라타는 것은, 우리 국민의 혈세를 이 탐욕스러운 군산금융복합카르텔에 갖다 바치는 꼴이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수백조 원의 국방비를 쏟아붓는 동안, '아메리칸드림'은 산산조각 났다. 내부를 돌보지 않는 제국은 필연적으로 무너진다. 미국의 2026년 군사비는 1300조원을 넘어섰다. 이것은 천조국(千兆國)에서 천삼백조국(千三百兆國)으로 도약한 셈이다.

미국 연방통계국(U.S.Census Bureau)의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주거비 등을 반영한 미국의 보충빈곤율(SPM)은 12.9%에 달한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살포했을 때의 빈곤율이 역대 최저인 7.8%까지 떨어졌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 정부에게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돈을 자국민의 복지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전쟁 지원, 그리고 대중국 포위망 구축에 우선 배정했기 때문에 빈곤이 급증한 것이다. 현재 약 4,500만 명의 미국 시민이 사실상 극빈층의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다. 의료비 파산, 마약(펜타닐) 중독, 총기 사고가 일상화된 나라가 과연 타국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가? 미국이 진정한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패권주의를 내려놓고, 자국 시민의 삶을 돌보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보통 국가'로 돌아가야 한다. 이 길만이 미국과 세계 모두를 위한 길이다.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한 '균형'과 '자주'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다. 지금까지 살펴본 국제 정세는 우리에게 더 이상 기존의 관성대로 살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카이치의 일본, 군사 강국을 지향하는 독일의 목표는 전쟁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미국 금융독점자본이 주도하는 '가치 동맹'은 말뿐인 평화 위에 세워진 사상누각(沙上樓閣)의 허상이다. 국익은 이념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에서 나온다.

 

'친미사대(親美事大)'의 청산과 가치 외교의 폐기가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 이후 가속화된 '가치 외교'는 한국을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위기로 몰아넣었다. '자유 진영'이라는 모호한 가치를 위해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적대시하고, 유라시아 대륙의 파트너인 러시아와 척을 졌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미국에게 한국은 대중국 봉쇄를 위한 '장기판의 말'일 뿐이다. 우리의 안보를 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친미 사대주의'는 주권 국가의 수치이며, 급변하는 다극화 시대에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족쇄다. 이재명 정부에서 외교정책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나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자주파와 동맹파로 나뉘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동맹파는 여전히 친미를 상수에 놓고 남북관계를 풀어가려고 하고, 자주파는 한미동맹 이전에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교류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한미워킹그룹‘의 재가동을 놓고 대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해 동맹파는 대북 정책은 미국과 사전에 조율한 범위내에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주축으로한 자주파는 “사사건건 미국의 승인을 받아서는 남북교류는 공염불이며 잘못하면 문재인 정부 시즌 2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반도 주변 4강의 균형외교와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 될 수도 있다. 해양 세력(미·일)과 대륙 세력(중·러)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자(Balancer)' 역할을 수행할 때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극대화된다. 다행히 병오년 새해 벽두에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는 경주 APEC에서 한중 정상이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하기로 한 결과물이다.

 

이재명 정부는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대중국 관계의 복원을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 곁에 있는 거대한 시장이자,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는 핵심 레버리지다.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공급망 배제(Decoupling)에 맹목적으로 동참해서는 안 된다.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실질화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 굴복하여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제한한 결과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리와 대등한 기술을 확보했고 반도체 자립화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결국 윤석열 정권의 대중국 외교의 실패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서도 절절매야 하는 신세를 자초한 것이다. 중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룬다고 당장 미국에 등을 돌리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수용 가능한 범위내에서 미국의 의견을 선별하여 경청하자는 것이다.

 

대러시아 관계의 정상화도 시급한 외교과제다.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원이자, 장차 남북 철도가 연결될 때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NATO의 존재 이유가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크라이나전쟁 이후의 세계 질서 재편을 대비하여, 러시아와 조속한 시일 내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7을 대체할 C5(Core 5)를 새로운 국제질서의 조정자로 제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이 G7을 대체하자는 것인데, 인도와 일본은 사실상 옵저버이고 실제는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이 국제질서의 가이드라인을 새로 정하자는 말이다. 트럼프의 의중에는 EU가 아예 없다. 트럼프는 무엇보다 NATO의 효용가치는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국제외교정책을 트럼프 혼자서 좌우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의 현실인식은 냉철한 정세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한미동맹의 재구성과 다자간 안보협력체 구축을 모색해야 할 때다.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더 이상 "한미동맹은 신성불가침인가?"는 질문을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 한미동맹을 당장 파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군부가 수립한 한미동맹의 현대화가 중국을 봉쇄하고 일본과 한국이 앞장서서 대만해협 유사시 중국과 일전을 벌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는 한미동맹 현대화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만약 한미동맹이 한국의 방어를 넘어,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분쟁에 한국군을 동원하는 '공격적 동맹'으로 변질된다면, 우리는 과감하게 동맹의 성격을 재조정하거나, 필요하다면 동맹의 종료(Termination)까지도 고려할 수 있는 배짱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자주국방은 동맹 없이도 설 수 있을 때 완성된다.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기구(NEASO) 창설을 모색할 때다. 우리의 안보목표는 특정 국가(북한)를 배제하는 배타적 동맹이 아니라, 동북아의 모든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포괄적 안보 체제'를 지향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모델로 하여, 남·북·미·중·일·러 6개국이 참여하는 상설 안보 기구를 서울에 유치할 것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DMZ에 안보기구를 설치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상설 안보 기구를 통해 군비 통제, 상호 불가침, 우발적 충돌 방지를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의 영구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결론은 주권자인 국민의 용기 있는 결단이다. 2026년 한반도는 제3차 세계대전의 화약고가 될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 평화의 허브(Hub)가 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내세운 일본의 극우세력은 대동아공영권의 망상을 다시 꾸고 있고, 독일은 과거의 나치즘을 잊은 채 군비 확장에 몰두하고 있으며, 미국은 금융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다. 이러한 '전쟁의 마차'에 대한민국이 맹목적으로 동승한다면, 그 종착역은 민족의 참혹한 공멸뿐이다.

 

이제 우리는 "미국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낡은 패배주의와 결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5~6위권의 군사력을 갖춘 당당한 중견국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대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주적 외교의 용기, 그리고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실용적 지혜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NATO와 같은 냉전의 유물이 사라져야 한다고 외치고, 금융독점자본의 전쟁 야욕을 폭로하며, 평화 공존과 번영을 위한 제3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친미 사대주의를 극복하고,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진정한 '선진 대한민국'의 모습일 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강대국의 용병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주체적인 평화의 설계자가 될 것인가.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만약 우리가 한미동맹이라는 협소한 틀에 갇혀 주저한다면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의 역사는 반복될 수도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역사가 희극이 되도록 온국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민철 칼럼리스트 ‧ 김종경 본지 발행인>

 

 

용인신문 기자 news@yongi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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