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얼마전 전직 용인시 시장 이모씨와 전직 용인시 국회의원 우모씨가 구속되었다는 뉴스가 신문과 방송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다. 용인시의 지도층 인사들이 공동주택단지에서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시민들을 소음 공해로부터 보호하려고 건설하는 영동고속도로 방음벽 설치 공사에 편의를 봐준다는 대가로 금품을 챙겼다는 소식은 용인시 시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뜻하는 소음(noise)은 이기채‧최윤근 공저 『공해사전』에 대다수의 사람이 명백히 소음이라고 생각하는 음(音)으로 ⓵ 매우 큰 음, ② 불유쾌한 음, ③ 음악 감상이나 음성의 청취를 방해하는 음, ④ 작업‧수면‧ 공부 등을 방해하는 음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사람이 소음에 노출하게 되면 청력이 둔화될 수 있고, 잠을 잘 수 없어 인체에 심리적·생리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소음이 한계선을 넘게 되면 고막에 이상을 일으켜 귀머거리가 될 수도 있고, 재산상의 손해가 유발될 수도 있다. 공동주택단지의 소음 가운데 층간소음, 자동차소음, 비행기소음 등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송풍기(Blower) 소음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모터의 회전 운동을 통해 팬을 돌려 공기를 이동시키고 압력을 발생시키는 장치인 송풍기는 낙엽 청소, 먼지 제거, 눈(雪) 제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송풍기는 크게 엔진식 송풍기와 충전식 송풍기가 있다. 엔진식 송풍기는 낙엽을 청소할 때 강렬한 소음과 많은 매연이 발생하며, 충전식 송풍기는 엔진식 송풍기에 비해 소음과 배기가스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한다.
공동주택단지에서 송풍기 소음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낙엽 제거를 위해 송풍기를 작동하는 동안 발생하는 소음이 고층에도 크게 들린다는 점이다. 팬의 날개가 회전하면서 기체에 원심력을 가해 압력을 발생시켜 낙엽을 한 곳으로 몰아가는 엔진식 송풍기는 많은 소음과 먼지를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휘발유를 사용하여 소음과 매연, 그리고 먼지를 유발하는 엔진식 송풍기는 환경문제를 일으켜 기계를 사용하는 직원들의 건강에 위해를 가한다. 충전식 송풍기를 작동할 때 매연을 발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엔진식 송퐁기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충전식 송풍기는 엔진식 송풍기에 비해 소음이 작게 발생할 뿐이지 작동할 때 소음을 일으키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충전식 송풍기가 엔진식 송풍기에 비해 환경문제를 덜 일으키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공동주택단지에서 엔진식 송풍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엔진식 송풍기가 주입구에 휘발유를 한 번 주입하면 기계가 한 시간 작동하는 반면에 밧데리를 사용하는 충전식 송풍기는 40분 가량 작동한 후, 새 밧데리로 바꿔 끼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작업하기에 번거로워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단지의 낙엽을 청소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인시 당국자는 공동주택단지 관리사무소로 하여금 엔진식 송풍기를 충전식 송풍기로 바꾸도록 하고, 소음 기준 준수 여부, 청소 시간, 청소 주기 등을 점검해 계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낙엽을 청소할 때 충전식 송풍기를 사용하면 소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낙엽 청소 방법은 예전처럼 빗자루를 사용해 낙엽을 청소하는 방법이다. 공동주택단지에 낙엽이 한두 잎 떨어져 있다 해서 송풍기를 작동해 낙엽 한 잎 한 잎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