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진의 BOOK소리 95 영미작가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산문 천천히, 스미는 ◎ 저자 : 버지니아 울프 외 24인 / 출판사 : 봄날의책 / 정가 : 15,000원 우리보다는 조금 더 넓고 깊게 인간과 사물을, 천천히 오래도록 응시한 25인의 영미작가들이 산문의 향연을 펼쳐보인다. ‘책읽기 좋을 때는 아무 때나다. 아무 도구도 필요 없고 시간과 장소를 지정할 필요도 없다. 책읽기는 낮이든 밤이든 어느 시간에든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 이유 없이 또는 사소한 연상 작용으로 문득 책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영국의 유명한 애서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홀브룩 잭슨의 말처럼 아무 때나 펼쳐 들고 읽고 싶은 산문을 골라읽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손이 닿는 곳 가까이에 이 책을 두면 된다. 읽는다는 단순한 기쁨과 문장의 편안함이 우리를 감싸줄 테니까. 인생에 대한 깊은 사색, 일상 풍경에 대한 탁월한 묘사, 삶에 대한 여유로운 관조, 개인적 에피소드의 재치 있는 기술, 슬픔과 고통의 순간들에 대한 절제된 토로를 이 한 권으로 다 만날 수 있다. 작가 25명의 산문 32편은 저마다의 성격과 영혼이 있다. 그래서 글의 내용도, 색깔도 다양하다. 엮은이의 바람대
최은진의 BOOK소리 94 나비, 그 고독과 치유의 날개짓이 문학이 되다! 나비 탐미기 ◎ 저자 : 우밍이 / 출판사 : 시루 / 정가 : 14,000원 어릴 때 잠자리채 들고 곤충채집 한 번 안해 본 사람 있을까?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도 나비를 징그럽다거나 혐오하는 사람은 없을 듯한데, 그물에 갇힌 아름다운 나비는 철저히 인간의 입장이었다. 나비 입장에서 그 순간의 무시무시한 공포에 대해 염려하는 이 책의 저자 우밍이. “잠자리채 안에 담겨 관찰자의 판별을 기다리고 있는 나비의 심정은 잔뜩 잡아당겨져 끊어지기 직전인 활과 같을 것”이라며. 나비의 삶에 깃든 삶의 희노애락을 문학으로 아름답게 풀어낸 탐미적 자연 에세이. 그의 인품이 느껴지는 18편의 에세이는 가벼운 듯 부드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곤충전시관에서 해설사로 일하다 왜곡되고 변형된 자연을 전시하는 데 회의를 느낀 우밍이는 탄생과 살육이 공존하는 그곳을 도망친다. 종이 사이에 끼워져 표본이 된 나비를 보며 자연을 보호한다는 허울 뒤 감춰진, 돈을 쫓는 인간의 추악한 얼굴을 목격한다. 깊은 고민을 하던 그는 나비를 쫓아 자연을 탐색하고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그 여정이 고
최은진의 BOOK소리 93 식물의 지능과 감각의 비밀을 풀다 매혹하는 식물의 뇌 ◎ 저자 : 스테파노 만쿠소 / 출판사 : 행성B이오스 / 정가 : 16,000원 식물이 없다면? 생각보다 인간이 사라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식물은 인간이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린 식물은 그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태를 ‘식물인간’이라 칭하며 식물을 폄하해왔다. 하지만 수많은 연구결과는 식물이 ‘지금껏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진보한 생물체’라는 찰스 다윈의 주장을 입증해주고 있단다. 신경식물학자인 저자는 과학적 근거와 재미있는 비유를 통하여 식물의 지능과 감각을 소개하고, 식물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바로잡아주고 있다. 식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지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하게 해준다. 식물은 느끼거나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존재할 뿐이라는 생각은 인간의 관점에서 본 시각일 뿐이었다. 그들도 오감이 있고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선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다른 종을 조종까지 한다. 조만간 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로봇도 등장한다니 기
최은진의 BOOK소리 92 따뜻하고 포근한 죽음이 담긴 그림책! 이게 정말 천국일까? ◎ 저자 : 요시타케 신스케 / 출판사 : 주니어김영사 / 정가 : 12,000원 누구도 죽음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 죽어본 적 있는, 산 자는 없으므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우리가 그토록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이유다. 어른인 우리도 그러할진대,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까? 100% 정답은 아니지만, 요시카게 신스케는 그 어려운 죽음에 대해 멋진 응답을 그림동화를 통해 해보이고 있다. 천국에 대한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과 상상으로 가득 차 있는, 할아버지의 노트를 통해 죽음은 단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방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천국에서 뭘 할까?’라는 노트 한 권. 먼저 떠난 할머니를 만나고, 수호천사에게 나는 법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칭찬하고, 땅바닥은 푹신푹신해서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할아버지의 천국. 죽음을 이렇게 유쾌하게 상상할 수 있다니! 이대로라면 우린 죽음을 정말 축복처럼, 소풍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할아버지의 노트를
최은진의 BOOK소리 91 가난할 줄 아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빈자의 미학 ◎ 저자 : 승효상 / 출판사 : 느린걸음 / 정가 : 12,000원 탐욕의 밑바닥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참담한 요즘, 건축가 승효상이 말하는 ‘빈자의 미학’이 주는 울림은 적지 않다. ‘여기서는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이 문구는, 차고 넘치는데도 부족함을 느끼는, 저 높은 곳에 있는 분들(?)에게 고하는 경종같달까? 20년 전 건축서적 판매상들이 큰 책 팔 때 끼워팔던 이 책이 절판된 후 베스트셀러가 되고 경매에서 수십만 원이 넘는 고가에 팔리는 희귀본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128페이지의 적은 분량이지만, 그의 철학이 반영된 11점의 건축물과 그가 높은 안목으로 엄선한 아름다운 건축물들에 달린 독특하고 탁월한 주석은 이 책을 건축 전문 책이 아닌, 삶의 철학과 방식에 관한 책이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왔다. 건축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짓는 것이다. 그의 생을 지탱하는 ‘빈자의 미학’은 가난한 사람들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사람들의 미학이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돈
최은진의 BOOK소리 86 꿀잠 자는 사회를 위하여! 안녕히 주무셨어요? ◎ 저자 : 페터 슈포르크 / 출판사 : 황소자리 / 정가 : 13,000원 현대문명은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자고 일어나도 늘 어딘가 개운치 않고 피곤하다. 자연이 우리 삶에 왜 잠을 설계해 놓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만 모든 과학자 및 의학자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잠은 신경계를 가진 동물만의 특성이며, 잠을 통해서만 우리 삶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더 늦기 전에 잠 잘 자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신경생물학자 페터 슈포르크. 꿀잠이 왜 중요한지, 그 구체적 실천강령들을 과학적으로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 올빼미족들에게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겠단 생각을 심어주는 경고장 같다할까?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잠들고 깨어나고 있다 여기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 몸 속에 있는 생체리듬이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생체리듬이 본래의 기능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아서 만성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단다. 빛의 어두운 얼굴에 대해
최은진의 BOOK소리 89 반전이 놀라운 달달한 추리속으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저자 : 우타노 쇼고 / 출판사 : 한스미디어 / 정가 : 11,000원 로맨틱한 제목과 서정적인 표지만 보고서 달달한 연애소설인 줄 알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가 많을 듯 한데,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추리소설이다. 물론, 끔찍하고 박진감 넘치는 추리의 틀 속을 꿰뚫고 지나가는 큰 메시지는‘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이긴 하다. 마지막 한 조각 퍼즐까지 다 끼워맞추고 나서야 비로소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근사한 명화같은 소설. 읽는 사람을 끝까지 착각하게 만드는 서술트릭 때문에 주인공의 실체를 알고 나서 다시 앞장을 뒤적여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작가의 대단한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어진다. 우연히 살인사건조사를 의뢰받은 주인공 나루세가 자살하려던 여자 사쿠라를 구해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감이 점점 높아지고 흥미진진해지는 작가의 필력이 놀랍다. 지금은 잊혀진 90년대 ‘오렌지족’같은 청년을 연상케하는 나루세가 사실은 70대 노인이었다는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연령과 상관없이 매력터지는 주인공의 캐릭
최은진의 BOOK소리 88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저자 : 알랭 드 보통 / 출판사 : 은행나무 / 정가 : 13,500원 결혼한 세 커플 중 한 커플은 이혼한다는 세상이다. “결혼 생활을 해보니 어떻던가요?” 어떤 부부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질문에 답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연애(주로 연애의 초기단계)만 궁금해 할 뿐, 그들이 그토록 열망해 왔던 연인과의 사랑의 결실이자 완성인, 결혼생활은 관심 없다. 사랑의 호르몬은 6개월이 유통기간이라는데, 그럼 우린 일생동안 6개월만 사랑할 수 있다는 건가.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사랑의 시작’이라는 알랭 드 보통. 낭만의 한계와 결혼 제도의 모순을 넘어 성숙한 사랑으로 도약하기 위한 솔직하고 대담한 논리를 펼친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미워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바로 결혼. 타인들이 잉여로 느껴질 만큼 온 신경을 뺏겼던 연인이 결혼 후 죽이고 싶은 사람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다. 모든 것은 우리가 그동안 ’낭만‘이라는 것에 학습되어왔기 때문이란다. 균열은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이케아 컵을 고르는 일로부터 시작된
최은진의 BOOK소리 87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만약은 없다 ◎ 저자 : 남궁인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4,000원 죽음을 오래 응시해본 사람도, 찰나의 순간으로 넘기려 애써 온 사람도, 그 생각의 끝은 알 수 없는 공포로 귀결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외면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 죽음의 현장에 스스로 뛰어들어 도망치지 않고 죽음을 정면으로 맞서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있다. 죽음은 추상적이고 어렵고 철학적인 문제로 귀결되는데, 그에게 죽음은 생생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현실이다. 피부에 그대로 와 닿아 머리를 직접 망치로 때리는 듯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느껴보시라. 이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최대한 담담하게 과장없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정된 죽음에 대해, 의사로서의 고뇌가 담긴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가슴에 와 닿는다. 단호한 제목이 마음을 무겁게 내려친다. 수많은 ‘만약’을 화두처럼 던지며 우리는 살고 있지만, 삶에 ‘만약은 없다’는 걸 우린 안다. 억지스런 설정이나 과장된 구성으로 엮은 소설이나 그럴싸한 현학적인 문장의 철학서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최은진의 BOOK소리 86 꿀잠 자는 사회를 위하여! 안녕히 주무셨어요? ◎ 저자 : 페터 슈포르크 / 출판사 : 황소자리 / 정가 : 13,000원 현대문명은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자고 일어나도 늘 어딘가 개운치 않고 피곤하다. 자연이 우리 삶에 왜 잠을 설계해 놓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다만 모든 과학자 및 의학자가 동의하는 사실이 있다. 잠은 신경계를 가진 동물만의 특성이며, 잠을 통해서만 우리 삶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더 늦기 전에 잠 잘 자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신경생물학자 페터 슈포르크. 꿀잠이 왜 중요한지, 그 구체적 실천 강령들을 과학적으로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 올빼미 족들에게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겠단 생각을 심어주는 경고장 같달까?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잠들고 깨어나고 있다 여기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 몸속에 있는 생체리듬이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생체리듬이 본래의 기능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아서 만성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단다. 빛의 어두운 얼굴에 대해
최은진의 BOOK소리 77 술과 안주, 그리고 친구가 있는 밤으로의 초대 나가에의 심야상담소 ◎ 저자 : 이시모치 아사미 /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 정가 : 12,000원 일에 지친 직장인들이 목빠지게 기다리는 일명 “불금”을 질투가 날 정도로 근사한 시간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고단했던 한 주가 끝나고 밤이 깊어지면 도심의 작은 원룸에 따뜻한 불이 켜지고 그들만의 작은 파티가 시작된다. 일본추리작가협회에서 주목하는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신작으로, 기존의 미스터리작에서 볼 수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적인 소재를 편안한 술자리에서 추리하고 분석해서 해결해한다는 점이 일단 흥미롭다. 미스터리 소설의 단골소재인 살인, 납치같은 자극적인 소재도 없고, 심장이 쫄깃해지게 밀어붙이는 전개도 없다. 나가에, 구마이, 나쓰미라는 세 친구가 마음이 통할 때마다 가지는 술 모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일곱 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술자리에는 매번 새로운 초대 손님이 등장하고 그들이 털어놓은 크고 작은 고민들. 소소한 일상의 고민들과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행동에 담긴 속마음을 집주인 나가에는 날카로운 추리와 치밀한 논리력을 바탕으로 알
최은진의 BOOK소리 84 소음에 중독된 세상에서 침묵의 의미 침묵의 책 ◎ 저자 : 세라 메이틀런드 / 출판사 : 마디 / 정가 : 15,000원 끊임없이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침묵에 대하여 오백 쪽이 넘는 분량으로 이야기하는, 서머셋 모옴 수상작가인 세라 메이틀런드. 사십 대 후반에 도시를 떠나 숲에서, 사막에서, 섬에서, 황무지에서 침묵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이 책은 침묵이 불러오는 어둠과 기쁨, 침묵의 문화사, 침묵의 매력을 탐험한다. 소음에 중독된 세계에서 침묵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경외감이며 존재의 이유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다. “모든 말 밑에는 그보다 더 나은 침묵이 존재한다. 침묵은 영원처럼 깊고 말은 시간처럼 얕다.” 토머스 칼라일의 말처럼. 그녀에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또한 침묵이었고 침묵이어야만 했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고독과 침묵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침묵은 단지 말이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찾기 위해 심연의 바닥으로 가기위한 최고의 방법이라는 걸 그녀는 분명히 알고 실천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정말 편하고 좋은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 바로 침묵이다. 진정으로 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