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자치

도시공사 '관리형 전환' 망각?… 개발사업병 재발

과거 빚더미 떠밀려 벼랑끝 경영
정부 '개발사업 해체' 극약 처방
최근 들어 '개발업무' 존치 요구
지역사회 "정상화… 위험한 축배"

   
▲ 부도직전까지 몰렸다가 최근 경영정상화를 이룬 용인도시공사. 방만경영 등으로 정부로부터 개발사업분야 해체까지 권고 받았지만, 최근 개발사업부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사건과 무책임한 경영으로 부도직전에 몰렸던 용인도시공사가 또다시 개발 사업분야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정부로부터 사실상 ‘개발사업분야 해체’ 권고를 받은 도시공사와 시 집행부 측이 정부 권고를 뒤엎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시와 도시공사 측은 448%에 육박했던 공사 부채비율이 2년 여 만에 제로(0)로 전환됐고 경영환경도 개선됐다는 이유지만, 시의회와 지역사회는 우려하는 시선이다.

도시공사는 41만7000㎡규모의 역북지구(4119세대)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경영이 악화됐다.

전 경영진의 잇따른 이권개입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공동주택용지 매각이 지속적으로 불발된 것. 이에 따라 지난 2013년에는 공사 부채비율이 448%(4139억원)까지 상승하며 부도직전에 몰렸다.

당시 경영진을 임용했던 시 집행부는 ‘공사가 부도처리 될 경우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던 용인시까지 위험해진다’며 630억 원 규모의 현금·현물을 추가로 출자해주며 부도위기를 넘겼다.

부도위기는 넘겼지만, 당시 안전행정부는 용인시에 ‘용인도시공사 해체 및 공단전환’을 권고 했다.
또 지난 2014년 시 집행부가 경기개발연구원에 의뢰한 경영진단 용역결과에서도 시설관리형 공사 전환을 통보받았다.

공사의 개발사업 분야를 없애고, 시설관리형 공단이나 공사로 전환하라는 것.

경기개발연구원은 당시 용역 결과보고서에서 도시공사의 도시개발기능 경쟁력이 상실됐지만,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또 시설관리 분야의 사업타당성이 우수하다며 시설관리형 공사와 공단으로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시 측은 용역결과에 따라 기흥역세권개발사업이 종료 시점으로 예상되는 2016년 12월 말 이후 공익사업 내 개발사업 업무를 조정하고, 오는 2018년 6월 이후 개발사업 분야를 해체키로 결정 했다.

하지만 최근 시와 도시공사 측은 시설관리형 공사 전환에 대한 재 용역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공사 측이 금융부채 제로(0) 등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개발사업분야 존치를 강력히 요구하면서다.

시 관계자는 “2014년 경영진단 용역 당시와 현 시점에서 경영 상태가 확연하게 달라 경영진단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며 “재용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사 측은 정부에서 권고한 시설관리형 공사의 경우 소규모 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지만, 개발사업 규모에 대한 제한은 없다는 설명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성남과 남양주시 등이 시설관리형 공사 형태로 최대 1조원에 육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시설관리형 공사로 전환하더라도 개발사업 분야가 존치돼야 공사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와 지역사회는 그동안 도시공사에서 진행한 개발사업 및 시 위탁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비위사건을 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시의회 측은 “용역결과에서 도시개발 기능이 상실됐다고 진단된 지 2년 만에 관련 기능이 되살아난 것이냐”며 “역북지구 문제 해결과 경영 정상화는 공사의 노력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따른 행운이 뒤따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각에도 불구, 공사 측은 이미 시설관리형 공사 전환 백지화를 받아들인 분위기다. 개발사업 분야를 존치하되, 역북지구와 같은 직접사업 방식이 아닌 민간 개발사업자와 협력사업 및 지역 내 추진 중인 택지개발사업 기반시설 대행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 중인 것.

공사 관계자는 “행정자치부도 공사의 부채 상환을 통한 재정건전성 개선 노력에 장관 표창까지줬다”며 “앞으로 공익사업을 통해 공기업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