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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바르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 물러나는게 모두에게 이롭다.

 

[용인신문] 위나라 대부 거백옥은 평소 공자께서 존경하는 인물이다. 공자는 일생에 위나라를 세 번 갔는데 그중 두 번은 거백옥 집에 몇 년씩 머물 정도로 거백옥도 공자도 서로를 아끼고 존숭함이 지극했다.

 

하루는 거백옥이 집에 일하는 사인을 보내와 공자께 촌지와 인정을 드리니 사연은 이랬다. 공자가 철환주유를 마치고 돌아오니 노나라 군주 애공이 위로연을 배풀었다. 그의 나이 68세때 일이다. 아들 리를 낳은 3년 후 휴처休妻한 그의 아내는 그보다 1년 전 아들을 낳은지 48년 후 공자 나이 67세 때 사망하고, 2년 뒤 69세 때는 아들 리가 죽는다. 이에 위로할 겸 겸사하여 사인을 보낸 것이다.

 

공자께서도 그 답례로 대부 거백옥께서는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 라고 묻는다. 이에 사인이 답한다. 저희 대부님께서는 작은 잘못이라도 범하지 않으시려고 무진 애를 쓰시는 것은 같은데 잘 안되시나 봅니다. 공자께서 거백옥보다 40년 아래니까 거백옥의 나이는 대략 100세를 족히 넘었으리라.

 

칠 십세를 일러 종심소욕 불유구라했다. 뭘 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을 나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100세가 넘은 나이의 사람이 허물이 있은들 얼마나 있으랴마는 아직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허물을 줄이기 위해서 저리 애쓴단 말인가. 여기에 유가의 덕목이라는 ‘수기치인’이 있다. 나를 닦아 남을 다스린다는 치국의 요체인 셈이다. 나를 닦는다함은 지식의 많고 적음을 말함은 아닐 터, 벼슬의 높고 낮음을 말함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누가 봐도 어느 한 구석이라도 치우침이나 그릇됨이 없음을 말함이다.

 

곧 지식의 함량이 아닌 바름의 함량인 것이다. 무슨 호랑이 담배 물던 시대 얘기냐고 하겠지만 최소한 옛사람들은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 바름이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의 품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누군가 앞에서 뭔가를 하고자 한다면 첫 번째 덕목도 꼴찌째 덕목도 모두가 바름이다.

 

제 한 몸이 먼저 바르지 못한 데서야 어찌 그 말에 영이 서겠는가. 또 저를 둘러싼 가족 일치가 바르지 못하다면 고개 숙여 줄 수도 있다. 허리인들 못 굽히랴. 그러나 마음속까지야 그러겠는가. 바르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가 물러나는 게 모두에게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