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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끝자락 ‘코로나19’ 확진 극복기

양승용(전 중앙일보문화사업 대표이사)

 

[용인신문] 지난 12월 4일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차 부스터샷 예약일을 열흘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이다. 신속한 자가격리조치와 함께 보건소로부터 역학조사와 진료계획을 상담을 받고 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진료지원시스템 앱을 설치한 후, 정신건강 자가 검진상담을 마치고 온라인 재택치료 상담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12월 5일 오전에 체온계, 산소 포화도·맥박 측정기 등 진단 키트와 소독제 등이 퀵서비스로 배달되었고, 연이어 종합감기약‧소독제‧재택치료 생필품들이 속속 배달되었다. 가히 쿠팡의 로켓배송에 견줄만한 코로나 의약품 물류서비스 시스템이다. 코로나19 방역 행정시스템에 있어 거리두기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에 이은 환자서비스 혁신프로그램으로 ‘K-Medical’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매일 3~5회 체온, 산소포화도, 맥박상태를 모바일 앱을 통해 입력하고 치료담당자와 소통을 시작했다. 재택치료를 수행하면서 영상상담으로 발전된다면 국민건강을 위한 물류체계의 개선과 함께 사회적 비용에 커다란 편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과 지원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부와 행정당국, 종사자들의 노고를 이제서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재택치료 5일 차인 12월 9일 결막염이 심화되고, 급격히 체온이 38.3℃까지 상승하더니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면서(90~88%)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다. 긴급 상담을 요청하고 치료병원 입원 또는 치료센터 입소를 신청했다. 밤사이에 희망선(38℃ 이상 & 90% 이하)을 견뎌내기를 기도하며 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12월 10일 오전, 보건소로부터 병상승인과 긴급이송 지침을 통보받고 간편 복장과 필수용품만 챙겨 119구급차에 실려서 긴급이송, 입원 되었다.

 

병원 도착 후 입원 안내와 간단한 지침을 듣고 특수종이로 제작된 환자복으로 갈아입었다. 몸에 걸치고 간 옷과 신발 등 모든 소지품을 소각 폐기, 의뢰하였다. 우주인 같은 방호복 복장을 한 의료진들은 X-ray 촬영, 피검사, 링거 주사와 투약을 신속하게 진행하였다.

 

밤이 되니 고요한 병실은 침묵이 흐르고, 가끔 오가는 간호사들의 움직임 외에는 적막까지 느껴졌다. 침대 위 모니터에서는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지수가 실시간으로 오르내리고, 누가 볼까 봐 실눈을 뜨고 지켜봤다.

 

“90%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해주소서!” 두려움을 달래는 기도와 소망을 담아 이내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입원 치료 4일간 투병 생활을 하면서 입맛도, 후각도, 의욕도 없었다. 하루 열 마디의 말도 필요하지 않았으며, 매끼 도시락은 절반만 먹고 하루에 생수 3병을 억지로라도 마셔두었다. 12월 13일 비록 꿈속이었지만 ‘매직99’를 보았고, 산소포화도가 94~96%로 유지되고, 체온도 36~37.5℃로 안정되었다.

 

격리 시점으로부터 10일째 되어서야 비교적 컨디션을 찾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병실을 드나드는 간호사와 의료진들에게서 천사의 사랑과 박애주의, 인간 생명 중시의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양승용님! 내일 퇴원하십니다. 보호자께서 내일 9시 반까지 퇴원복과 신발을 1층 안내소에 접수하시면 됩니다.” 저녁에 격리 해제된 집사람과 통화를 하니 “당신 수고했다. 잘 이겨내어 고맙다.” 격한 기쁨과 감사함에 기도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아내의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고생 많았지! 혼자서 재택격리로 더 힘들었잖아” “내일 만나자” 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창 너머 멀리 모교(태성중학교) 교정의 조명 등불이 별빛이 되어 흩어졌다.

 

확진자가 하루 5000~7000명대가 지속되고 사망자가 4800명이 넘는 등 코로나19 국가방역체계가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선제적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정치권도 제한된 선거운동으로 엄중한 국가적 위난을 함께 대처하기를 바란다. 매타버스도, 소방차 유세도 잠시 멈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