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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정치적 동물의 길

 

 

[용인신문] 오래 전 그리스의 폴리스에 살던 시민들은 제한적이긴 했지만 자신과 폴리스를 위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직접 참여했다. 시간이 지나 국가는 거대해졌고, 인구가 늘어나니 직접 민주주의는 대의제로 변모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그만큼 늘었다. 자신의 복지를 위해 누가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 그래서 누구에게 표를 주어야 할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김영민의 에세이는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인데, 그것이 바로 정치적 인간이 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도깨비방망이처럼 정책들이 뚝딱뚝딱 발표되고 있다. 필자는 그러한 정책들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만병통치약처럼 고쳐주고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대안을 제시한다. "모든 대안은 나름의 부작용이 있다는 걸 인지하는 사람, 일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감안하고 있는 사람, 기회비용까지 고려하고 있는 사람, 일시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 그러기에 다음 세대만큼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양질의 선택을 마련해 주는 사람 말을 경청해야 한다"(259쪽)

 

동서양의 고전과 예술작품을 넘나드는 저자의 탐색은 하나의 마당극을 보는 듯이 다채롭다. 사회, 정치, 공정 같은 무거운 키워드를 다루는 책이지만 영화나 TV 드라마를 예로 들어 설명하니 귀에 아니 눈에 쏙쏙 들어오는 에세이다. 고전 속에 살아있는 옛 스승들의 메시지도 쉽게 이해되도록 안내한다. 독서를 통해 정치에 대해 깊이 사색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