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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주의 결단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임기 8개월여를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8월 26일 아프가니스탄 난민 378명을 태운 특별기가 인천공항에 도착,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생활에 들어갔다. 정부는 카불 공항에 C-131 공군 수송기 3대를 보내 아프간 대사관과 의료지원단 등에서 협력해온 현지인 391명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긴급 호송했다. 건강 상태가 염려되는 13명은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 27일 입국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자 서방에 협력해온 현지인들은 보복을 피해 대탈출에 나섰고, 이들을 고용했던 나라들은 자국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발 빠르게 대응하여 이들을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었다. 한국행을 선택한 아프간인에는 100여 명의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 여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극심한 여성 차별정책으로 서방은 물론 이슬람권의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가 391명의 현지인을 수용하기로 한 결정은 정말 잘한 일이다. 정부의 결정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주의적 결단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역대 정부와 국민은 난민수용에 극도로 인색했다. 예맨난민 수용문제를 두고 보여준 국민의 거부감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시라아 난민을 수용하면서 정권의 명운을 걸었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국에 협조해온 아프간 난민 수 만명을 데려오기 위해 탈레반 정부와 협상을 벌였고, 전원 독일로 이주시킬 예정이다.

 

시리아 난민 100만여 명을 수용한 바 있는 메르켈 총리는 현재 4기를 연속적으로 집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은 인도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정부의 난민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차제에 아프리카 난민 등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저개발 나라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를 기대해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돌아오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역대정부는 사회주의 계열의 항일 애국지사의 예우에 소홀했었다. 항일 무장투쟁의 80% 이상을 담당해온 사회주의와 무정부주의(아나키스트) 계열의 애국지사들은 노골적인 홀대를 받아왔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환국하면서 항일투쟁의 업적만을 기준으로 공적을 기리는 기준이 마련되었다. 여운형 김규식 선생도 중도 사회주의 계열의 우국지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 항일 유공자의 발굴과 서훈에 적극적이었다. 유관순 열사의 공적도 재평가하여 1등급으로 격상시켰고, 여러 독립유공자들이 업적에 맞는 예우를 받도록 했다.

 

임기 중 문재인 대통령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남북관계 개선의 공은 이제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다. 민주당이 재집권하던 국민의 힘이 정권교체를 이루던 지 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주의와 차별 없는 항일투쟁에 대한 정책은 계승되었으면 한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 노력은 훨씬 강화되기를 바란다. 유력한 대선주자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경쟁에 앞서 국가 운영의 비전과 계층 갈등을 해소할 역량을 갖추었으면 바랄 나위 없겠다. 모두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2년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고, 국민이 일상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코로나 팬더믹으로 국민의 심신은 고단하고 지칠대로 지쳤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진정되고 생활이 좀 더 안온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