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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문화유산 산책

고려도공 열정 서린 ‘백자 가마터’

용인의 문화유산 산책
5. 서리 중덕 고려요지와 상덕 고려요지

 

 

고려 전기 가마구조 변화·백자 발생시기·발달과정 한눈에

 

[용인신문] 처인구 이동면 서리 중덕에 남아있는 사적 제329호 고려요지는 용인대학교 앞에서 학고개 터널로 진입 후 직진하다보면 좌측으로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면 마치 작은 구릉과도 같이 규모가 엄청나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백자 가마터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가마를 굽다가 깨진 도편의 퇴적층의 폭이 50m, 길이가 80m, 높이 5m에 이르러 마치 신라 고분처럼 높다고 표현되기도 할 정도다.

 

이 요지는 1960년에 발견됐는데 1984년 호암미술관에서 발굴 조사한 결과, 고려 초기의 백자 요지로서 9세기 중반부터 12세기경까지 청자와 백자를 생산했음이 밝혀졌다.

 

퇴적층에서 가마의 유구와 백자, 청자, 도기 조각과 건물터가 조사되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고려백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마는 벽돌 가마와 진흙 가마가 확인됐다. 벽돌 가마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고 진흙 가마는 길이가 83m의 대형 가마로 출입구가 27개나 확인됐다.

 

출토유물은 그릇이 가장 많았다. 특히 해무리굽을 가진 대접이 대부분이었다.  제작 시기는 10세기 후반부터 12세기 전반까지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이 유적지는 벽돌가마와 진흙가마의 존재, 다양한 모양의 백자 조각 등이 발견돼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전기에 이르는 도자사 연구에 획기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또 백자의 발생과 변천 과정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백자를 만들던 시기의 지층에서 원시 상감청자 조각이 나왔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청자의 상감 기법이 발생한 시기를 100년 이상 끌어올린 획기적인 유물이다.

 

이와 함께 서리 상반 백자요지 또한 이동면 서리 547번지를 중심으로 넓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향토유적 제45호인데 사적으로 지정된 중덕의 고려백자요지에서 멀지 않다.

 

이곳 역시 고려 초기의 백자 생산지로 학계의 주목을 받은 중요한 유적지다.

 

고려 전기의 백자 생산지로 유적은 폭이 42m, 길이 72m의 매우 큰 가마다. 백자를 구울 때 사용한 갑발이 쌓여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한 결과 길이 53m의 가마 1기와 발, 완, 접시 등 일상용기 편들이 많이 나왔다.

 

이곳은 고려 전기 가마의 구조 변화와 백자의 발생 시기와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지다.

 

이들 두 유적지는 용인 지역이 고려 전기부터 백자 생산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유적지임에도 광주, 여주, 이천을 잇는 경기도 도자 벨트에서 빠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 그동안 세 지역이 연계한 세계도자기축제가 개최돼 왔지만 용인이 이 벨트에서 빠져있었다.

 

현재 이곳 중덕 가마터는 정비가 된 듯 오랜 나무도 베어지고 수북하게 쌓여 어지럽게 굴러다니던 갑발도 깔끔하게 정리가 돼 있지만 왠지 예전에 느꼈던 오랜 가마터의 감흥은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