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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시로 가는 길

김종성(소설가, 전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

 

[용인신문]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의 실현을 위하여 선진국․개도국 등 178개국과 68개 국제기구의 대표들이 참석한 유엔환경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전지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말은 1987년 유엔 총회에서 설립한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D)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일명 브룬트란트위원회(Brundtland Commission)라고도 하는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인 『인류 공통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미래의 세대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재 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정의하면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최초로 제시했던 것을,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그 의미를 강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시민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하는 등 우리의 사회적 습관 및 관습을 근본적으로 변화하도록 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를 지향하는 녹색도시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생태위기에 직면해 있는 용인시가 가야할 길인 것이다. 그동안 용인시가 자본가 중심, 세력가 중심, 공급자 중심의 개발 일변도의 도시행정을 펼쳐온 결과 용인시는 특례시 승격이라는 기쁨을 맞이하고도 마냥 기뻐하고만 있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수지지구, 죽전지구, 동백지구, 구성지구, 청덕지구 등 산과 들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택지지구형 포도 송이식 미니 신도시’를 개발하여 녹지 공간을 파괴했다. 이러한 ‘택지지구형 포도 송이식 미니 신도시‘ 개발은 같은 용인시 관내에 거주하면서도 ‘택지지구’와 ‘택지지구’를 도보로 왕래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사태를 빚게 하는 등 도시를 기형화 하고 있다.

 

일례를 들면 영동고속도로를 가운데 두고 청덕지구와 동백지구는 분단되어 있다. 기흥구 청덕동 청덕고등학교에서 동백죽전대로를 따라 동백지구 방향 인도로 걸어오다 보면 석성로에서 빠져 나온 차량들이 동백지구 방향으로 진입하는 진입로에서 인도가 끊겨 있다. 군사분계선도 아니고 아예 방호벽으로 막아놓고 있다. 용인시의 비인간적인 보행자공간체계의 표상에 다름 아니다. 2020년 11월 18일 필자는 청덕지구에서 동백지구로 넘어오는 인도가 방호벽으로 막혀 있다는 사실을 기흥구청에 전화로 알리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의 답변을 기다렸으나 기흥구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2020년 12월 22일 다시 기흥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교통시설 소관부서인 용인 서부경찰서에 통보했다고 했다. 용인 서부경찰서는 기흥구청으로부터 ‘인도가 방호벽으로 막혀 있다는 건’에 대해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청덕지구에 있는 법화산등산로, 용인테크노밸리, 노브랜드, 청덕도서관은 동백지구 주민들에게도 귀중한 공간이다. 동백지구에 자리잡은 동백호수공원, 석성산등산로, 이마트, 연세대학교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은 청덕지구 주민들에게도 귀중한 공간이다. 이러한 귀중한 도시공간들은 시민들이 활발하게 왕래해야만 하는 공간들인 것이다. 용인시내 인도는 용인시의 활력과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용인시민의 보행 환경이 극히 열악한 수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인시 당국자들은 ‘사람 중심 용인’이라는 헛구호만 외치고 있다. 획일적· 기계적· 도식적 도시 행정에서 벗어나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는 등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 행정에 힘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