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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나아가기도 물러서기도 어렵다

 

[용인신문]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은 영종英宗의 명으로 편년체編年體 역사서를 편찬하여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 명한다. 그 책 71권 위기魏紀3卷 명제태화 太和4년 서기230년 5條에 난이진퇴難以進退라는 말이 나온다. 나아가기도 물러서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본래 사람은 세류에 머문 시간이 적을수록 ‘섭세천涉世淺’ 깨끗한 법인데 ‘점염역點染亦淺’ 그마저도 염천인染淺人 보기가 어려운 게 작금의 세태다. 맹자는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23문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으면 청렴은 손상될 것이며, 줘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면 은혜는 손상될 것이다.

 

청렴과 은혜를 통치 덕목으로 삼았던 인물이 있는데 노魯나라 제15대 군주 환공桓公으로 그에게는 유좌지기宥坐之器의 고사가 있는데 공자孔子가 노魯 환공桓公의 사당을 둘러보는데 바로 서지 못한 채 넘어지듯 한쪽으로 기운 그릇이 있어 물으니 사당지기가 답한다. 이것이 바로 유좌지기라는 겁니다. 이에 공자가 말한다. 그렇다. 가득 채우고도 기울지 않는 것이 천하에 있을까마는 나도 유좌지기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며 가득 차면 엎어진다.

 

이에 자로子路가 가득 채우고도 지키는 방법을 묻자 공자는 답한다. 총기가 밝으면 어리석음으로 지키며, 공이 천하를 덮으면 양보로 지키며, 용맹이 세상을 떨치면 두려움으로 지키며, 재산이 사해를 덮으면 겸손으로 지키면 된다. 그러나 세상사가 어찌 공자님 말씀처럼 되랴.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처럼 창랑(漢水 동쪽으로 흐르는 강을 말함)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으면 될 일이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면 될 일인 것을 지금 강호는 발이든 갓이든 좌우간 씻자며 국회의석수 한명인가 두명인가를 소유한 국민의당 원외당수 안철수가 의석수 100석이 넘는 제1야당 국민의 힘에게 신당 창당을 제안했다 한다.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