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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영화제’를 넘어 ‘문화적 자산’으로

이선경(예술플랫폼 꿈지락 대표/머내마을영화제 총괄프로듀서)

 

[용인신문] 9월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펼쳐진 제3회 머내마을영화제는 10개의 마을공간상영관에서 24개 세션으로 20편의 장편, 6편의 단편, 16편의 1분영상이 상영됐다. 코로나로 1‧2회보다 관람객은 작았지만 내용은 더 깊고 다채로웠다.

 

이번 영화제 역시 집행위원회부터 동네무비큐레이터의 영화선정, 마을주민의 1분영상제작, 저작권협의, 홍보, 개폐막 연출/무대감독/사회. 방역 등등 거의 대부분을 4개월여간 소통을 거쳐 100여명의 마을사람들이 직접 해냈다. 3회 영화제의 특이점을 꼽으라면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백군기)가 처음 구성되어 외연이 확장되었고 청년위원회가 만들어져 ‘영화제 속 영화제’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감각이 가미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제 직전에 코로나 2.5단계가 왔고, 준비했던 플랜C를 가동하게 되었다. 플랜C는 24개 세션 모두 사전예약을 받아 철저히 관람객을 10인 이내로 줄이고, 개폐막제는 동시상영관을 만들어 각 상영관과 관람객을 줌, 유튜브 생중계로 연결해 내는 것이였다. 소수만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상영관을 줌과 유튜브 생중계로 연결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고립을 넘어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감동과 위로를 선사해 주었다. 랜선을 통해 전달되는 시네토크는 생중계, 녹화중계 등 시간과 공간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 코로나는 랜선영화제라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선사했다.

 

3일간의 영화제는 코로나, 태풍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다. 외부에서는 물론 내부에서도 영화제를 중단해야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왔다. 집행위원회는 축제성은 줄이고 지나칠 정도의 방역시스템을 준비해 ‘영화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경험’을 존중하는 의미로 멈추지 않기로 결정했다. 축제를 빼니 역설적이게도 마을 사람들은 동네 무비큐레이터들이 선정한 영화에 집중했고, 영화제 ‘찐 팬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태풍이 북상하는 가운데 치러진 폐막제, 또는 급하게 사전예약을 받느라 시스템이 미처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영화제 찐 팬’들은 모여 들었다. 영화제 찐팬의 등장은 이제 영화제가 행사를 주최하는 꿈지락만의 행사이거나,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스태프들의 행사를 넘어 영화제를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의 영화제로 나아가고 있으며 동천동의 문화적 자산으로 정착되어 가는 길목에 있음을 느꼈다.

 

폐막제의 빗속에서 핸드폰 불빛을 켜고 마무리하는 폐막 세레모니의 짭조름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용인이 동천동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예술활동을 지지하고 지켜 봐주고 지켜주길 바란다. 함께한 모든 분들과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