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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도시기본계획에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야

 

[용인신문] 1998년, 수원시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미래 복지수원‘이라는 부제의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획을 주도한 ‘2095수원발전기획단’은 200여 회의 공식‧비공식 회의와 시민설문조사, 각계 각층의 여론 청취 등의 활동을 통해 100년 앞 수원시의 ‘미래도시기본계획안’을 만든 것이다. 당시 고 심재덕 수원시장은 인사말에서 “과거의 수원을 분석하고, 장래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95수원발전기획단’을 창단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기획단의) 열정적인 연구에 힘입어 이제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청사진이 그려졌고, 구상에서 제시된 비전과 목표는 분야별, 중‧단기 계획을 수립, 실천함으로써 수원시가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좌표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또 “특히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시정 전반을 전망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수원시는 공직자 3000여 명에 인구는 80만 명이었다. 그들은 도시계획전문가들과 수원시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수원 화성(華城)을 역사의 구심점으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미래의 전환점으로 삼아 수원시를 세계로 도약시키자는 모두의 다짐과 약속을 담았던 것이리라.

 

기자는 몇 년 전, 그 당시 ‘2095수원발전기획단’에 참여했던 지인으로부터 그때 만들어진 <수원미래제안>보고서 한 권을 입수했다. 꼼꼼하게 수원시의 미래, 100년 앞을 내다본 도시계획 밑그림을 그린 보고서였다. 세부적인 사업내용까지 담은 것은 아니었지만, 도시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살려 나가고자하는 그들의 정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10년을 내다보기 힘든 현대사회에서 100년 앞을 내다본 수원시 행정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획단은 보고서에서 수원시 분야별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수원의 미래도시상을 분야별로 제안했다. 그로부터 20년이 더 흘렀다. 당시 환경운동가였던 염태영 현 수원시장도 분명 ‘2095수원발전기획단’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다. 어쩌면 이 같은 연결고리가 수원시를 경기도의 수부도시로써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며, 도시의 자존심을 지켜나갈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용인시는 시 승격 후 2001년도에 처음으로 자체적인 ‘2016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이후 재정비를 거듭했다. 현재는 2018년 말 완성된 ‘2035용인도시기본계획’용역보고서가 최종이다. 아쉬운 점은 용인도시기본계획 역시 미래를 위한 제안임에도 당장 눈앞의 일들조차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솔직히 전략이 모호하고, 추상적 언어들로 가득 차 있다. 용인시가 외부 영향을 너무 받다 보니 능동적인 개발 의지마저 상실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제라도 용인시는 100년, 아니 10년 앞 미래라도 예측할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안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능동적인 행정력 발휘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