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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나에게 측은함이 느껴지는 이유

 

[용인신문] 코로나19 전후의 체감 온도 중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분야는 여행과 관광업계일 듯 싶다. 태국 국영항공사 타이항공이 파산을 신청했고, 법정관리를 통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이 보도를 접하면서 불현듯 한 번도 사용 못해 본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 걱정이 앞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다가 해외여행도 영영 물 건너간 건 아닌지, 평생 한번도 안 해본 걱정을 한다.

 

항공사 파산 기사와 국내 항공사 영업실적을 보니 불안감이 괜한 기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불안하다. 우리나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6개 항공사도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니…. 기업 생리상 적자가 더 계속되면 무한 경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은 팬데믹 때문에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고객이 완전히 끊기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격감한 시기였으니 감소는 당연하다.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 수요도 급감했고, 관련 여행사들은 ‘매출 제로(0)’라는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으니 이미 파산절차를 밟고 있을지도 모를 일. 당분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니 괜한 걱정도 아니리라.

 

로이터통신은 지난 20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자체 집계치를 보도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지난 1월10일 4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처음 받은 후 약 3개월 정도인 4월 1일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0만 명에 도달했고, 2주마다 확진자가 100만 명 정도씩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사망자 수도 30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럼에도 중국발 바이러스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끊임없이 확산 중이다.

 

이런 판국에 한가롭게 여행과 관광이야기를 꺼내는게 왠지 생뚱맞아 보이지만, 현실에서 보여준 팩트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평화로워 보인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부터 용인지역을 돌아보았다. 숫자로 확인이 가능한 에버랜드나 한국민속촌 같은 곳의 관광객 감소는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은 용인지역 곳곳에 감춰져 있는 각종 캠핑장과 낚시터 등 실외 공간은 상상외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기금 때문인지 용인중앙시장을 중심으로 한 재래시장과 대형 식당가와 술집까지 예년의 호경기 분위기가 역력했다. 처음으로 국가와 공돈의 위력을 느끼면서….

 

코로나 19를 통해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상을 뼈저리게 느껴본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는 안도감에 한숨을 쉰다. 병마와 죽음 앞에서 인류애를 호소하는 세상 분위기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나라와 우리동네의 평화에만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내 자신에게 갑자기 측은함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