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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돈 줄려면 국민 애태우지 말고 빨리 줘라

 

[용인신문] 기원전 369년 전 일이다. 여러 날을 굶주린 장주가 위나라 문후文侯 감하후監河候를 찾아가 저간의 사정을 말하며 당장 먹을 끼니를 구걸했다. 이에 감하후는 그런 일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문무백관들과 회의를 거친 후 백성들에게 세금을 공표해서 그때 걷어진 세금으로 300금씩이나 주겠다고 한다.

 

그때가 언제쯤 되냐고 되물으니 “아마도 올해 안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장주 왈, 내가 감하후를 만나러 오는 길에 수레바퀴에 패여 생긴 웅덩이에 물고기가 있었다고 한다. 물이 점점 말라가자 물고기가 내게 도움을 청한다. “물이 말라 죽어가고 있으니, 물 좀 달라”고 해서 내가 동해에 가서 물을 잔뜩 퍼다가 주겠다 하니 물고기가 절규한다. “나는 당장 죽어가고 있습니다. 한 모금의 물만 필요합니다.”라고.

 

여기서 나온 고사가 학철부어涸轍鮒魚이다. 장자 외물 편에 나오는 말이다. 그로부터 200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나라 안 국민은 중국 우한발 코로나 19로 인해 그야말로 풍비박산 일로에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4인 가족 기준 100만 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한다. 여기에 맞물려 치러진 게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선거다. 선거유세 중 상황이 불리해진 듯하자 다급해진 집권당 이원영(구로을 당선자)원내 대표는 서울 광진을 고민정 후보 지역구 선거유세에서 불쑥 고민정 후보가 당선되게 해주면 당장 전 국민 100만 원씩 긴급재난지원금을 즉시 주겠다고 목에 핏대를 올리며 선거유세를 한다. 선거유세의 말을 기록과정에서 자구의 가감 오차는 있겠지만 말의 의도는 당장 돈을 주겠다가 방점이다. 결국, 고민정 후보는 당선이 됐고, 이 말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급기야 집권당은 전무후무한 180석이라는 경이적인 의석수를 확보했다.

 

문제는 영락 저잣거리 장삼이사, 화장실 갈 때 다르고 올 때 다른 식의 행태가 저들에게서도 보인다는 것이다. 주긴 분명 주는 것 같은데 언제 주느냐가 문제이다. “준다 준다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국민이 그 돈을 기다기다가 죽어 나자빠지면 그때야 이런저런 이유 붙여 깎아서 쥐꼬리만큼 주는 건 아닐까”하는 저의가 의심되는 지경이다. 국민은 당장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저들은 여전히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 앉느냐 식의 쓸데없는 회의만 주야장천 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