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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내가 부른 용인애향가

이은범 (시인‧ 전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용인신문] “동방에 정기모여 수려한 조국~ 그 중에도 산수 좋은 용인 내~고향”으로 시작되는 용인애향가를 알고, 부를 수 있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의 청년시절까지만 해도 관공서의 공식 행사는 물론 의기 투합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불렀었다. 아무튼 멸오(滅烏)~구성(駒城)~거서(巨桼)~용구(龍駒)를 거쳐 조선에 이르러 오늘의 이름을 얻은 용인(龍仁)은 말 그대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고장이다. 따라서 발길 닿는 곳곳에는 아직도 그 흔적과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찌하다 2017년 문학지를 통해 등단을 하고 그 다음 해에 출간한 시집 ‘열매’를 통해서 나는 Chapter 하나를 할애, 12편의 시를 수록하며 나만의 특별한 ‘용인애향가’를 불렀다. 우리고장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자랑거리를 끄집어내어 보았는데 아름답고 정제된 시어,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그 가사를 채우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소개해본다. 제목 ‘김량장’의 일부이다.

 

“눈을 감으면 보입니다./ 저기 부아산負兒山 자락과/ 석성산石城山 줄기가 만나는 메주고개 넘어 시오리길/ 논과 밭 어우러진 들판사이/ 옹기종기 다정한 집들/ 띄엄띄엄 마을을 이뤘었지요./ 그래요./ 삼가리三街里로부터/ 기찻길과 신작로를 따라 펼쳐진/ 그림 같은 풍광이 끝나갈 즈음 만나게 되는 장터/ 금령천金嶺川이 경안천慶安川과 만나 한강으로 향하는 시발점이며/ 마파람은 노고봉이 맞아주고/ 된바람은 돌봉치가 막아주는 길지/ 바로 김량장金良場입니다. (이하 생략)”

 

하지만 나의 고향 노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40여 년 공직생활에서 교우한 수많은 사람들 모두가 내게는 용인 자랑의 대상이요, 천하에 용인을 알릴 ’PR맨'으로 활용할 인재였기 때문에 그들의 머릿속에 용인의 좋은 모습을 각인시키기 위해 애를 써왔다. 그 결과 이제는 행정, 경제, 언론 등 각계각층의 다수 인사들이 백암순대 같은 먹거리를 찬미하는 것은 기본이고 ‘경안천의 발원지가 어디이고, 좌전고개는 무엇이다.’하는 식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줄줄 꾀고 있을 정도로 ‘용인 광팬’이 되어 있다.

 

이렇듯 내가 애향가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윗대 선조로부터 나의 자식들까지 뿌리와 줄기가 13대에 이르는 순혈의 용인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 않은가? 100만 인구의 용인을 “천~만대 퍼~저나갈 복지 여기”로 만들기 위한 주제는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 나는 앞으로 역사와 전통의 바탕 위에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춘 용인애향가를 계속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