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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용인신문] 구경팔조九經八條라는 말이 있다. 대학의 팔조목과 중용中庸 20장의 정치를 묻는 애공哀公에게 공자가 제시한 구경九經, 곧 나라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벼리다. 그 벼리란 것이 치국의 요결로 수신修身·존현尊賢·친친親親·경대신敬大臣·체군신體群臣·자서민子庶民·내백공來百工·유원인柔遠人·회제후懷諸侯의 9경으로 대학의 8조목은 표가 되고, 중용의 구경은 리가 되어 표리치보表裏治寶라 불리는 서로 대구對句를 이루는 요결要訣이다.

경전주석사에서 대학 8조목은 진덕수眞德秀가 대학연의大學衍義라는 제하의 글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풀어놨다. 문제는 치국평천하의 조목을 밝히지 못하고 붓을 놓았다는 것. 이유가 무척이나 겸손했는데 “군주가 된 적이 없어서 신하가 어찌 감히 치국을 논하랴.”였다. 물론 이는 표면상의 이유이고….

 

존 칼빈이 성경주석 전권을 토씨 하나도 안 빠트리고 주석을 달았는데 유독 요한계시록 3장까지만 풀고 책을 덮은 일과 유사하다. 존 칼빈은 자존심이 센 인물로 누구의 말도 안 듣고 나만 옳다는 인물인데 그런 그가 “요한계시록 3장 이후는 인간이 함부로 다룰 일이 아니다” 라며 주 달기를 멈췄을 때는 칼빈 만이 아는 감당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으리라.

 

암튼 진덕수의 궐문 대학의 치국평천하는 후일 명明나라의 유학자 구준丘濬이 보망 했는데 대학연의보大學衍義補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궐문이 생겼으니 배천配天과 경천敬天의 일을 풀어낼 역량이 안됐던 것이다. 이를 보망하기 위해 회재 이언적이 쓴 책이 중용구경연의中庸九經衍義라는 제하의 책이다. 일종의 완결판인 셈인데 결론은 간단하다. 구경九經은 국가를 다스리는 경세에 대한 실천론으로 원칙을 맹자의 항유恒有항상恒常이요, 근본은 성誠 곧 성실함이다.

 

이 책으로 뜻을 세운이가 필자의 기억에 의존한다면 둘 있는데 12세 때 이 글을 읽고 경세의 뜻을 세웠다는 김육과 연암 문도 이서구이다. 이서구는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와 더불어 명·청을 흉내 내지 않고 독자적인 글을 썼다하여 한학사가漢學四家라 불리는 인물이기도하다.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쓴 내막은 이렇다. 지금 나라는 어느 한 곳인들 편하지 못하다. 코로나 19가 저질러 놓은 결과는 참혹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지역을 책임질 빼어난 지도자가 나와서 국민을 잘살게 해줘야 하는데 각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꼴을 보니 그야말로 가관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