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닭갈비·갈매기살·삼겹살, 한잔하기 딱이네~

[용인신문] 서른  여덟 번째 ‘용인판 미슐랭’ 맛집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동네 주민들도 잘 모르는 숨은 맛집을 찾아 소개해드릴게요. 상호는 ‘형제 참숯 화로구이’, 간판도 아주 심플…. 위치는 죽전 뒷골목~죽전 파크빌 맞은편 자그마한 상가 1층입니다. 매장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기다랗고 테이블 6~7개 정도. 원통형 식탁에 등받이 없는 원형 간이 의자뿐입니다. 아무 부담(?) 없이 한잔하기 좋은 분위기로 방문했던 날도 만석으로 북적였습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숯불 닭갈비로 알고 갔는데 갈매기살도 있고, 삼겹살도 있고, 갈빗살, 껍데기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어떤 메뉴부터 맛을 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메뉴에는 없지만 1인분씩 골고루 코스 처럼 주문 가능하다고 팁을 주셔서 그렇게 주문했습니다. 기본 반찬은 양파와 오이장아찌, 상추 겉절이가 나왔는데 아삭한 식감도 좋고 간도 적당해서 고기랑 궁합이 너무 좋았어요. 간이 약한 갈매기살부터 시작! 손질 까다롭고 신선도가 떨어지면 냄새나기 쉬운 생갈매기살이라 전문점도 아닌데 어떨지 몰라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유명한 갈매기살 전문점에 전혀 뒤지지 않더라구요. 고기만 먹어도 너무 맛있고 특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더 맛있었던 갈매기살이였어요.

두 번째는 간장 숯불 닭갈비, 닭을 어떻게 숙성시켰는지 특유의 냄새도 전혀 없고 살이 야들야들하고 촉촉하고 부드러웠어요. 인기 많은 숯불닭갈비 전문점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네요. 고추장 닭갈비도 양념이 잘 배어들어 아주 맛있게 잘 먹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간장닭갈비에 한 표! 닭발은 잘 안 먹지만 궁금해서 주문했는데 닭발 전문가(?)들께서 지나치게 맵지도 않고 맛있다고 칭찬하시더라구요. 닭똥집도 좋아하는 메뉴가 아니라 거의 데리야키 소스 듬뿍 넣고 볶음요리로나 바삭하게 튀겨져 재료의 원래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요리방법으로 먹었는데 형제 참숯 화로구이에서 처음으로 숯불에 그대로 구워 먹었는데 거부감 없이 잘 먹었습니다.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 맛있게 드실 것 같아요. 신메뉴로 나온 랍스터 새우는 비주얼부터 아주 멋진데요. 질 좋은 참숯에 구워 먹으니 새우 맛이 한층 더 높아지더라구요. 한번 꼭 맛보세요.

메인 메뉴들도 다 맛있지만 형제 참숯 화로구이에 숨겨진 비장의 메뉴는 따로 있는데요, 어느 음식점에서도 보지 못한 된장 국수! 된장을 베이스로 한 털레기수제비집이 있기는 한데 그 국물하고는 비교 불가입니다. 털레기수제비는 된장을 살짝 넣어 새우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 음식인데 이곳의 된장 국수는 옛날 된장의 진한 갈색으로 색만큼이나 깊은 국물 맛을 내어줍니다. 국물이 깔끔하기도 해서 고기를 먹은 뒤 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 같은 베이스로 만드시는 된장찌개도 아주 맛있고요. 된장 밥은 메뉴에 없지만 자가 제조해서 먹으면 된장 국수만큼이나 맛있더라구요.

인상 좋은 남자 사장님 혼자 영업하셔서 바쁘실 텐데도 음식맛도 물어봐주시고 친절하기도 해서 단골하고 싶어졌어요. 더 좋은 건 요즘 대부분 식당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다 쉬는데 형제 참숯 화로구이는 한 달에 한 번만 휴무랍니다. 사장님은 고되시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입니다. 원래 영업시간은 5시부터인데 점심 식사는 미리 예약하면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매장이 작아 예약이 안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저녁에도 예약해서 모임하기도 괜찮겠더라구요.

죽전 뒷골목 눈에 띄지 않는 자그마한 식당, 메뉴 하나하나 모두 맛있는 완전한 숨은 맛집을 발견해서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입소문만으로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 되었는데 더 소문나서 웨이팅 길어지기 전에 먼저 방문해 맛보시고 단골 되시는 건 어떠신지요. 크림도 올해 안에 꼭 다시 가보고 싶네요.

031-264-7729

용인시 수지구 정든로 25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484-14

휴무 매월 첫번째 월요일

영업시간 17:00~01:00 (점심식사 예약만 가능)

주차불가( 주변 주차 어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