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온몸으로 살아낸 시대
조명 통해 문학 진정성 접근
[용인신문] 지난 12일 시집 ‘하동’으로 제10회 임화문학예술상을 수상한 이시영 시인(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의 시를 연구한 최초의 연구집이 나왔다. 구혜숙 시인이 펴낸 ‘이시영 시의 서정성과 역사성’ 연구집이 그것.(푸른사상)
이 책은 이시영 시인이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50년 동안 시와 함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시세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책이다.
구 시인은 단국대학교에서 ‘김수복 시 연구’로 석사학위를, 같은 대학교에서 ‘이시영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구 시인은 이번 연구서를 통해 이시영 시인이 온몸으로 살아낸 시대와 시적 변모 양상을 들여다봤다. 구 시인은 “독재와 자본에 대항하는 정치성을 어떻게 시로 형상화해 내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살폈다”며 “시의 정치성과 시성이 갈등 및 대립, 길항하면서 긴장된 시세계를 펼치지만 시적 원형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시인은 “1976년 ‘만월’에서부터 2017년 ‘하동’에 이르기까지 소외된 목소리, 사라져간 풍경, 잃어버린 시간, 짓밟힌 삶에 대한 일관된 증언이자 양심이 내는 소리였다”며 “서정성과 정치성의 두 층위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통일된 유기체적 진실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구 시인은 또 “이시영에게 있어 서정은 정치적 이상이며, 정치는 문학적 서정의 뿌리와 맞닿은 현실변혁의 임무로서 두 개가 하나가 된 진정한 미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구 시인은 “책을 쓰는 도중에 이시영이 임화문학예술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시영의 시는 그 자체로 한국 문학사에서 주목받는 사건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시영이 역사적 긴장을 유지하면서 폭력의 양상들, 현실 이면의 소외와 억압의 현장들을 끈기 있게 마주해온 힘이 마침내 합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구 시인은 “이시영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현실 변화의 힘을 끝내 살아있게 하는 문학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역사와 사회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시적 감동의 미학을 포착해온 그의 긴장된 문학적 줄타기는 한국문학사가 주목해야 할 빛나는 용기이자 시인들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문학적 지표”라고 말했다.
이 책은 시인 이시영의 의미서부터 이시영에 대한 기존의 평가와 문제제기, 삶과 시 정신, 시세계의 양상과 특징 등을 시문학사적으로 검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