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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북소리


최은진의 BOOK소리 147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감성에 젖고 싶을 때

밤하늘 아래

저자 : 마스다 미리 / 출판사 : 애니북스/ 정가 : 10,000

 


[용인신문]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우주의 경이로움에 눈을 뜨게 되었다면 늙고 있다는 증거! 아니면 아직 어른이 되기 전이거나. 어린 시절 호기심에 찬 눈으로 올려다보던 밤하늘을 다시 찾을 때 이미 인생은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삶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나는 천문학, 물리학 같은 학문을 하면서 삶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라는 어느 천문학자의 말처럼. 마스다 미리의 감성 폭발하는 그림에 곁들인 소소한 일상의 얘기를 들으며 뜨거운 여름밤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우주 이야기. 친근한 만화와 따뜻한 이야기로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우리 일상을 감성적으로 잘 풀어내는 작가. “우주에는 무수한 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별들 아래에서 우리들은 일생을 살아갑니다. 끝없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우리에겐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만화로 그려보았습니다.”고 말한다. 별똥별을 보며 생각난 유일한 소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라는 한 청춘의 독백이 아프고 생전 엄마가 보고 싶어 했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노르웨이로 떠난 두 자매가 부러워진다. 스물네 편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통해 머리 위에 있지만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우주처럼, 우리가 살면서 잊고 있는 건 없는지를 뒤돌아보게 만든다.


사실, 그렇게 놀랄만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인생과 우주를 절묘하게 매치시킨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 별똥별, 무지개, 은하수, 우주, 달빛우리가 평소에 잊고 지내는 것들이다. 지구의 나이와 우주의 거리를 생각하다보면, 나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미미한 것이 되고 어느 별에서 내려다보는 서울과 부산의 각도는 0에 가까울 만큼 가까울 것이다. 한낮의 뜨거움을 미처 식히지 못해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 답답한 방구석을 벗어나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밤하늘 아래>를 펼쳐보는 낭만을 즐겨보시길. 우주와 삶에 대해 음미하면서 게으름 피며 읽어도 하룻밤이면 족하다. 그 가벼움과 부담 없음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