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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역린도 쳐 낼 수 있는 심지 굳은 검찰 총장을 기대하며



[용인신문] 정대재는 덕선(德先), 욱선(勖先), 각선(覺先), 혁선(赫先) 등 네 아들을 두었다. 그 셋째 아들이 소릉야로의 두보를 존경하여 호를 두릉(杜陵)으로 했다는 정각선(鄭覺先)이다. 그는 42세에 등과한 것으로 보아 그리 현달한 인물은 아닌듯하다.


그는 66세 나주목사(羅州牧使)를 끝으로 고향인 홍성(洪城) 오서산 자락에 초막을 짓고 두릉만필(杜陵漫筆) 제하의 필기잡록을 쓰면서 생을 마감한 인물인데 그에게 가끔 찾아오는 오서산(烏棲山) 승려들 중에 설오(雪悟)가 있었다.


하루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슬며시 묻는다. 스님께서는 집안 걱정이나 자식 걱정 따위는 없겠구려? 설오 답하길, 저는 올해 일흔 셋입니다. 눈은 어둡고 귀는 먹었고, 몸뚱이는 토목형상의 뼈다귀뿐이니 내 몸이지만 이미 내 것이 아닌 지경입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대감께서는 전생의 덕을 받은 탓에 금세에 복과 녹을 누리고 계십니다. 정각선필기잡록 두릉만필<杜陵漫筆 卷2>두릉이 제일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30년 가까이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 혹여라도 백성들에게 패악을 저지르지나 않았나를 근심 했다한다.


지금 서울 장안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로 뚫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간의 설전이 분분하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며, 제법 깡다구는 있어 보이는 그를 일러 세상은 강골 검사 칼잡이라며과연 그럴까? 그건 그때 가보면 아는 일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것 중 하나가 본인과 직계 가족의 병역면탈, 세금탈루,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 5대 비리혐의자 공직자 배제 원칙을 말한 적 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은 다 안다. 어찌 보면 모두가 썩었거늘 누가 누굴 탓하랴마는 그래도 제일 많이 썩은 것을 순서로 추려본다면 안하무인격으로 나대는 정치인, 돈과 빽을 믿고 갑질 해대는 재벌들, 그리고 어줍 잖은 벼슬로 거들먹거리는 공무원들이다. 그럼에도 세금을 가장 정직하게 잘 내는 사람은 다수의 서민과 못 배운 자들이다. 국가의 정의가 힘세고 돈 있는 자에게만 통하는 시대에 그야말로 역린도 쳐 낼 수 있는 심지 굳은 검찰 총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