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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난개발 책임 전가는 무책임한 발언



[용인신문] 용인시가 난개발(亂開發)오명을 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건설업체들과 극소수인 토지주들의 비양심 문제일까? 난개발의 배경에는 반드시 행정력 책임이 뒤따른다. 모름지기 행정력을 집행하는 공직자들은 법을 팔아먹는 주체다. 난개발의 오명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난개발이란 신조어가 처음 등장한 곳이 바로 용인시다. 1990년대 초반, 분당신도시 개발 이후 수지지역에 개발광풍이 몰아닥쳤다. 당시 정부투자기관인 한국토지개발공사는 수지지역에서 노른자위 부분만 쏙쏙 뽑아 개발을 주도했다. 민간 업체들은 정부가 추진한 수지1·2지구와 죽전·동백지구 등을 제외한 농지와 임야를 싸게 사들여 마구잡이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준농림지역제도였다. 따라서 난개발은 법을 만든 정부 책임이 가장 크고, 이에 편승해 개발호재(지방세수)를 노린 지자체와 민간업체 책임이 그 다음이다.

1993년 준농림지역제도 도입으로 3만 건의 공장과 30만호의 주택이 건설됐다. 제조업은 경쟁력을 확보했고, 주택 가격 안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수도권에서만 분당신도시 5배에 달하는 중소 주택단지 건설로 인해 기반시설 부족, 교통체증, 환경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백두대간 훼손과 생태계 파괴 지적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다. 또한 법령과 제도 미비로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난립했고, 주변 환경을 무시한 소규모 초고층 공동주택이 우량 농지와 녹지공간을 잠식시켰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도시와 비도시지역으로 나뉜 국토관리체계를 전환한 선계획·후개발원칙이다.


얼마 전, 민선7기 취임 1주년을 맞은 백군기 용인시장을 인터뷰 했다. 난개발 방지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건 백 시장은 건설업체와 토지주들의 욕심을 질타했다. 개발이익도 양심적으로 챙기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처인구민들이 진짜 우려하는 것은 개발가능 경사도나 표고 문제가 아니다. 난개발 의미는 도시와 삼림 등을 어지럽고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행위로 도시 문제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개발형태를 포함한다. 백 시장은 임야 훼손 등 외형적인 문제만 난개발로 보지 말아야 한다. 단체장은 미래의 사회적 비용을 포함한 도시전체의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처인구는 아직까지도 미래지향적인 도시개발 밑그림이 없다. 조금만 더 늦으면 최악의 난개발 전철을 되밟을 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난개발의 진짜 책임과 주체는 정부와 지자체, 단체장과 공무원들에게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건설업체나 토지주에게 난개발 책임을 묻는다면 현재와 미래의 도시개발 주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발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