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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문 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홍범도 장군·아리랑 요양원’ 재조명


용인신문이 지난 2‘3·1운동 ·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특위더불어 민주당 집행위원인 이우현(용인병) 지역위원장을 동행 취재 보도한 중앙아시아 독립운동가와 고려인들이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통해 다시 한 번 집중 조명됐다.


본지는 ‘3.1운동 ·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획 특집으로 일제 강점기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이 잠들어있는 카자흐스탄 묘역을 방문 취재했다. 또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1세대와 민족지도자 고 황만금과 둘째 아들 황스타니슬라브씨, 고 김병화와 장에밀리아 할머니를 만났다. 1937년 스탈린 시절,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의 삶과 애환을 보도하기 위해서였다.


두 달 후 문재인 대통령은 78일간의 일정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다녀왔다. 문 대통령은 이때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겠다는 뜻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밝혔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크즐오르다에서 서거한 홍범도 장군은 우리 독립 운동사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인물이라며 총사령관으로서 봉오동·청산리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고, 내년이면 100년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외교·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이 이슈를 협의할 수 있게 외교장관에게 지시했다양국 관계와 국민 간 교류 등을 감안해 이 문제가 내년 행사 때까지 해결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홍범도 장군의 역사적 의미를 잘 알고 있고, 그 점을 존중한다고도 했다. 회담 전날엔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봉환이 이뤄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이 홍범도 장군 탄생 100주년이라며 유해 봉환을 강력하게 희망했고, 토카예프 대통령 역시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의 고향이 북한 평양이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 등을 고려, 유해 봉환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자 역시 홍범도 장군의 고향이 평양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본다. 또한 홍범도 장군이 고려인 동포들의 정신적 지주인 점 고려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크즐오르다 현지와 평양,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립묘지까지 3군데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100주년이란 숫자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유족과 북한, 그리고 고려인 동포들까지 배려하는 결정이 나오길 기대한다.


유해 봉환 소식 못지않게 반가운 소식은 우즈벡 타슈켄트에 고려인 1세대들이 거주 중인 아리랑 요양원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우즈벡 대통령 부인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전격 방문했다는 것이다. 용인신문이 아리랑 요양원을 보도한지 불과 한 달 반 만이다. 현지 고려인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은 마을이 생기고 난 뒤 이런 엄청난 경사는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이 마을은 1937년 강제이주 이후 고려인 집단촌으로 만들어졌다. 김정숙 여사 방문으로 마을입구까지 5km 가량을 아스팔트로 포장했고, 주변 경관도 새롭게 단장했다고 한다. 우즈벡 정부가 요양원에 40인승 버스를 비롯 각종 지원을 했다니 반가운 일이다. 덕분에 요양원을 찾는 발길이 뜸해져 아쉽다던 김나영 원장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또 이우현 위원장 역시 문 대통령 순방으로 못내 아쉽던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과 아리랑 요양원에 대한 무관심이 해결된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설 명절을 뒤로한 채 머나먼 이국의 땅에서 역사의 뒤안길을 취재했던 보람을 느꼈다. 단지 기우라면,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을 빙자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

<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