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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정팽계지우(牛鼎烹鷄之愚)


우정팽계지우(牛鼎烹鷄之愚)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 하편(下篇) 5문장(文章) 우경삼(右經 三)에는 오줌에 빠뜨리는 계책이라는 익뇨계(溺尿計)가 있다. 제나라 중대부 이사라는 자가 있어(제중대부유이사자齊中大夫有夷射者) 왕이 베푸는 만찬에 참석하여(어음어왕御飲於王) 심하게 취해 밖으로 나와서(취심이출醉甚而出) 복도 문에 기대어 있는데(의어낭문倚於郎門) 월형(발뒤꿈치 잘린 형벌) 받은 문지기가 배가고파 말하길(문자월궤청왈門者刖跪請曰) “중대부님께서 먹다 남은 음식이라도 주실 수 없습니까(족하무의사지여례호足下無意賜之餘瀝乎)”라고 하자, 이사 말하길(이사왈夷射曰) “시끄럽다 꺼져라(질거叱去). 월형을 받은 주제에(형여지인刑餘之人) 어디서 함부로 구걸하며 버릇없이 구느냐(하사내감걸음장자何事乃敢乞飲長者)”.


월형 받은 자가 저리로 도망해 물러나니(월궤주퇴刖跪走退), 이내 이사가 그 자리를 떠나자(급이사거及夷射去) 기분이 상한 월형 받은 자는 처마낙숫 물받이 물을 그리로 흐르게 하니(월궤인연수낭문류하刖跪因捐水郎門霤下) 마치 오줌 눈 것같이 되었다(류닉자지상類溺者之狀). 다음날 왕(장공莊公)이 나가다 꾸짖으며 말하길(명일왕출이가지왈明日王出而訶之曰) “누가 여기다 오줌 쌌냐(수닉어시誰溺於是)? 월형 받은 자가 말하길(월궤대왈刖跪對曰) “신은 보지 못하였습니다(신부견야臣不見也). 비록 그러하나(수연雖然) 어제 중대부 이사께서 이곳에 서 있었습니다(작일중대부이사립어차昨日中大夫夷射立於此)”


왕은 이것으로 이사를 벌하여 죽였다(왕인주이사이살지王因誅夷射而殺之). 하찮은 발꿈치 잘린 문지기도 중대부 벼슬아치 모가지 정도는 딸수 있다는 말이다. 세상 살면서 있다고 오만하지도 말고, 높다고 우쭐하지도 말고, 잘났다고 드러내지도 말고, 그 누구에게도 원한을 맺어서는 안 된다(막원莫怨)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더라고, 그게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은 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라고 말한다. 잊지 마라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체득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정팽계(牛鼎烹鷄 소를 삶는 솥에 닭을 삶는다는 말로 큰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 쓰는 것을 비유하는 말), 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 <후한서 변양전><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