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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최저임금을 둘러싼 진실 - II

기획특집



벼랑끝 자영업자. . . 최저임금 때문일까?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가 소매유통시장을 장악하면서 영세자영업의 상징이었던 동네수퍼와 식당은 몰락했다. 편의점 치킨 족발집 식당 커피전문점도 프랜차이즈 유통망에 편입되었다. 법적으로 270m 거리를 두면 동일한 프랜차이즈 편의점이나 치킨집 등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최근 3~4년간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다. 퇴직금을 털어 넣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오픈한 자영업자들은 3년 후 35%만 살아남는다. 70%가 망하는 현실인 것이다. 망하고 나간 자리를 다른 퇴직자들이 다시 메꾼다. 본사는 손해 볼 것이 없다. 또다시 가맹점을 내주고 영업이익의 30%를 받으면 그만이다. 얼마 전 문제가 되었던 남양유업 갑질과 빠리바케트에서 본사파견 제빵사 고용임금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사례에서 보듯 수퍼갑인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비해 영세 자영업에 부과되는 카드수수료는 2~3배를 웃돈다. 담배 한 갑, 삼각 김밥 한개도 카드로 결제하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이윤과 수수료가 비슷한 경우도 있다. 국회는 영세한 상인의 보호를 위해 카드수수료의 대폭인하를 수없이 약속했으나 카드사의 로비에 막혀 번번이 흐지부지 되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과 정당은 서민을 위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실제 행동은 철저하게 대기업 편에 서왔다. 말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한다고 하면서 실상은 언제나 대자본의 편에 서있다. 전체 취업인구의 88%를 중소기업에서 고용하는데도 정부지원은 정반대다. 대기업에 88%의 지원과 혜택이 집중되고 중소기업은 12%의 지원도 받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일자리 타령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표리부동과 모순은 이루 열거할 수조차 없다. 국회의원 1인당 9명의 유급보좌진이 제공된다. 11000여만 원의 세비가 지급되고, 1500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국회의원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9명을 고용하고 45000만원의 세비를 받으며 7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1년에 국회의원 한명과 보좌진의 임금, 사무실 차량유지비, 정책개발 지원금 등 9억여 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간다. 이러한 특혜를 누리면서도 국회의원의 영세자영업자와 서민을 위한 의원 입법은 초라하다.


어찌어찌하여 천신만고 끝에 법률안이 발의되어도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계류되다 폐기되기를 반복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렵게 책정된 2019년 최저임금 8,350원이 야당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본사의 횡포와 대형유통업체의 무차별적인 시장독점을 제약할 방법에 대해서는 시장경제를 내세워 수수방관한다. 이들이 말하는 시장경제는 대자본이 영세자본의 씨를 말리고, 자영업자의 숨통을 끊는 것을 방임하자는 것이다. 자유 경쟁을 통한 시장자율기능에 맡기자는 논리,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경제의 본질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관료, 기업인과 보수언론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성장을 부르짖는다. 분배를 말하면 사회주의 경제학이라고 매도한다. IMF이후 실직자들이 등산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등산용품을 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의 성장은 눈부셨다. 당시 제조업체의 판매망인 유명브랜드 아웃도어 가맹점은 안락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였다. 가맹점 가입 경쟁률도 엄청 높았고, 상당한 목돈이 들었다. 아웃도어 가맹점은 10여 년간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18년 현재 90%이상의 가맹점이 폐업했다. 이들의 폐업은 본사가 직영점을 늘리고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하여 직접 소매에 나서면서 가맹점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수원의 등산용품 전문점 아이거산장1970년대 개점하여 산악인은 물론 등산애호가의 사랑을 받았던 경기남부지역을 대표했던 아웃도어 전문점이다. 40여 년간 그 명성을 유지해왔던 아이거산장2016년 경영난으로 폐점했다. 경영난의 주요원인은 본사들의(이름만대면 알만한 제조-수입업체) 문어발식 직영점 팽창정책에 따른 것이다.


아웃도어 가맹점들은 제조-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본사로부터 높은 가격에 공급받고 판매가 안된 제품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불리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사와 수입업체에서 직영점을 늘리고 가맹점과 같은 가격에 판매하니 유통마진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재고가 해마다 누적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었다. 이렇다보니 가맹점은 버티다 못해 줄줄이 폐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유통구조에 대해 제대로 조사도 않고, 규제대책을 만들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나쁜 규제와 좋은 규제를 구분하지 못한다. 299(노회찬의원이 작고했으므로)의 국회의원에게 당신은 신자유주의경제를 지지하느냐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평소 자신들의 주장과 발언이 신자유주의경제를 지지 옹호하는 것이었음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이 그만큼 공부를 게을리 하고 무식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국회의원 중에 신자유주의경제를 올바로 이해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정의당 소속 5명을 포함하여 채 30여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자영업 종사자의 비율이 25%가 넘는다고 밝히고 경제가 어려운 핵심요인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대통령은 청와대에 자영업정책담당 비서관을 임명하여 자영업 대책을 전담케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3실장, 12수석, 49비서관 체제가 된다. 또 하나의 내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비대한 조직이다. 차라리 내각의 중소기업 벤처부에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민간전문가들을 계약직으로 대폭 임용하여 이들이 현장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적합한 대책을 찾도록 하는 것이 좋았다.


영세 자영업의 문제는 청와대 보좌진에 전담 비서관 한명 임명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을 대폭 강화하고 최소한 5~10년은 임대료를 동결하는 수준의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카드수수료는 서비스업종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강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직영점의 허가를 단계적으로 취소하고 일률적으로 270m 거리가 적용되는 법률을 상권중심으로 개정해야 한다.


자영업 보호대책은 중앙정부의 의지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다. 지방정부도 불필요한 개발을 억제하고 중소 영세 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용인시에서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을 허가할 경우 개발부담금을 강화하고 상가건설과 분양의 조건을 아주 까다롭게 해야 한다. 그래야 기존의 영세 상인이 보호받을 수 있다.


용인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실태를 전수 조사하여 본사의 횡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재래시장의 리모델링을 용인시 예산으로 추진하여 영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점 시정으로 추진해야 한다. 별로 쓸데도 없는 용인복합스타디움 건설에 소요된 예산만 지역재래시장에 투자한다면 전국적인 명물명품 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비록 철회했지만 경제 불황이 과도한 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해괴한 주장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경제는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신자유주의 신봉자와 그에 부화뇌동하는 이익집단의 이기심을 적확하게 판별해야한다. 정치든 경제든 본질은 철학의 문제다. 임기 중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공정한 분배정의가 실현되고 일자리는 기업에서만 만드는 것이라는 논리의 허구도 깨트려주길 기대한다.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세계경제를 주도했던 케인즈 경제학은 국가에 의한 고용의 창출을 당연하고 의무적인 것으로 보았다.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황금기였던 그 시대에는 자본의 독점을 정부가 통제할 수단이 있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본인의 필요에 의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나 프리랜서에 국한되었다. 지금 미-중간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도 미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황금기의 미국 경제는 거의 전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했었다. 철강 자동차 전자산업 등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상실한 결과 중서부를 중심으로 러스트벨트가 확산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이 지역의 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무차별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정의를 바로세우고 진정한 소득주도성장복지확대와 사회안전망의 구축에 있다는 철학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아울러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교수인 장하준의 한국경제에 대한 조언을 참고했으면 한다.

<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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