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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평창올림픽 이후가 중요하다

 

평창올림픽 이후가 중요하다

 

화올림픽이냐, 평양올림픽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던 평창동계올림픽이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전격적으로 친동생 김여정을 특사로 파견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까지 했다.

 

정부는 미국의 협조를 받아 3월 중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이다. 분단 당사자들이 대화의 물꼬를 튼다는데 미국이 끝까지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확고한 대화의지를 갖고 특사파견을 밀고 나간다면 결국 미국도 동의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여러 옵션을 제시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직접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게 트럼프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북한은 핵문제는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강경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고난도 협상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처지를 보면 양측의 요구조건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외줄을 타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 일각에서는 대북특사 파견과 남북의 급격한 대화 분위기에 매우 부정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각고의 노력 끝에 계기를 마련한 남북대화를 한층 심도 있게 추진하고자 할 것이다. 결국 대화를 이끌어 가는 주체는 문재인 정부다. 야당을 설득하고 미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올림픽이 치러지는 축제분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은 이후의 상황을 낙관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희망대로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비핵화를 거쳐 평화체제가 구축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반도 주변정세는 녹녹치 않다. 국민의 낙관적인 기대가 한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는 장애물이 도처에 널려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지속적인 대화의지를 실천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이 한국정부의 노력을 진정성 있게 평가하고 긴장완화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 유럽 주요국과 유엔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 방위적인 외교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힘겨운 대화분위기 조성 노력에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것이 아니다. 동서냉전이 극심하던 시절에도 동서독의 대화와 교류는 인내심을 갖고 추진되었다. 독일 통일에 반대하는 미-소 양국과 주변국들에게 끊임없이 협조를 구했다.

 

동방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여 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폴란드를 방문하여 무명용사 묘역에 무릎을 꿇음으로서 용서를 구했다. 강대국이 동의하더라도 폴란드가 끝까지 반대했다면 독일 통일은 정당성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에 남북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보았다. 북핵 위기로 인해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았던 한반도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 세계는 남북의 대화노력에 지지를 보내게 되었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사태가 터지면서 한때 평창올림픽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기도 했었다. 순국선열과 조상의 보살핌인지 평창올림픽으로 대화의 불씨가 되 살아 났다. 남북한 선수의 성화를 건네받아 김연아 선수가 성화대에 점화한 것과 같이 평화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를 소망한다. 남북이 협력하고 함께 공존하면서 나아가 통일을 이루기를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