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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시는 민의 담아낸 새로운 ‘의전 편람’ 만들자

 

용인시는 민의 담아낸 새로운 의전 편람만들자

 

오랫동안 지역신문 기자와 발행인으로 살아오면서 각종 행사 때마다 느꼈던 불편함 중 하나는 지역 행사 의전’ 문제. 어떤 행사든 의전의 잘잘못이 행사의 성공여부 잣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의전 문제는 논란의 주체인 일부 정치인들과 기관·사회단체장들만의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행사 주최 측과 바쁜 시간을 쪼개어 참석한 평범한 내빈들이다. 의전은 행사의 품격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격식이다. 하지만 의전에 너무 치우치다보면 내실을 놓치기 십상이다. 최근엔 내빈들이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면 금방 SNS를 통해 구설을 타기 쉽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중앙정부와 일선 지자체에 이르기까지 행사 성격과 참석자들만 다를 뿐 매한가지다.

 

국가의전서열의 경우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을 ‘3부 요인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의전논란이 불거지면서 ‘4부 요인또는 ‘5부 요인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나온 말들이다. 행자부 정부의전편람에 따르면 각종 국가 기념행사의 의전 서열은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재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관위원장 순이다. 기존 3부에 헌재소장을 포함해 ‘4부 요인’, 중앙선관위원장을 포함해서는 ‘5부 요인이란 일컫는다. 하지만 삼권분립 원칙에 의해 헌재와 선관위가 하나의 ()’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4, 5부란 용어는 맞지 않다. 따지고보면 헌법상 3부와 대등한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3부 요인이란 용어도 잘못이다. 그래서 헌재는 국가 요인이란 말을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의전서열은 행사의 종류, 주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답이 없다. 결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주요 행사 때마다 의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어떤 기관 단체장들은 행사 전에 의전을 체크하고, 합당한 의전을 받지 못하면 참석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행사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한바탕 싸움판을 벌이는 인사들도 없지 않다. 따라서 의전 문제는 개인의 인격을 논하기에 앞서 지역 내에서 어느 정도 적절한 합의가 요구되는 사항이다.

 

이 같은 고민을 먼저 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은 의전 편람을 만들어 시행해왔다. 성공여부는 모르겠으나 의전 혼란을 겪어온 지자체들의 고민 흔적이다. 이들은 내부 지침 형태의 의전 편람을 만들어 지역의 전통과 풍습을 감안한 의전을 만들어왔던 것이다. 실제 일부 지자체들은 자체 의전 편람을 만들어 각 실··소와 읍··동에 관례적인 의전에서 벗어나 간결하고 품격 있는 의전을 하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사실 의전에서 제일 골치가 아픈 것은 내빈소개 부분이다. 국가의전서열처럼 지역 내에서도 일정 부분 합의가 있어야 한다. 행사 성격에 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노동· 여성· 노인· 청년· 학생 등을 배려한 내빈소개도 하고 축사도 있어야 마땅하다.

 

내빈 소개를 할 때도 관외 참석 인사 위주로 하고, 지역 내 주요 인사 소개는 제한해야 한다. 축사·대회사·기념사·치사도 마찬가지다. 수상자도 많을 때는 미리 영상이나 유인물 등으로 알리고 제한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내빈 소개와 축사·격려사도 중요하지만, 이 역시 권위주의의 산물은 아닌지 따져보아야 한다. 행사 초점을 초청자 중심에서 참석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내용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의전 편람을 이제라도 만들길 제안한다. 다만, 지자체 단독이 아닌 지역사회의 합의를 폭넓게 담아낸 의전편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