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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아듀! 적폐역사…국민의 뜻이다

  

아듀! 적폐역사국민의 뜻이다

 

일명 법꾸라지라고 불리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이 구속영장 청구 세 번 만에 전격 구속됐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관리와 공무원·민간인 사찰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왔다. 의혹 제기 15개월 만이다. 그는 적폐 청산의 최후 보루인양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되기에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야기한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 최순실 씨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 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 원, 추징금 779735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 씨는 국정 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이라면서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비선 실세로서 정부 조직과 민간 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국정을 농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헌법 가치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과 공모해 적법 절차를 무시하며 사익을 추구해 국가 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다고 했다. 함께 구속 기소된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 수석비서관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 뇌물로 받은 가방 2개 몰수와 추징금 4000여만 원을 구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최 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일은 내년 116일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SNS등을 통해 우 전 수석 구속과 최 씨 등에 대한 검찰 구형을 환영했다. 적폐 청산을 간절히 바랬던 국민들이 볼 때는 그동안 검찰과 법원의 행태가 탐탁지 않았던 모양이다. 궁극적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 공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 전 수석과 최 씨 등에 대한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물러난 만큼, 반드시 응당한 법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국민들은 그렇게 믿고 있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문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일어난 각종 의혹들이다. 진짜 적폐는 온전하게 5년 임기를 다 채운 이명박 정권에 몰려있다는 지적이다. 선거전부터 이 전 대통령은 도덕성 논란과 정권의 정통성 문제로 시끄러웠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풀리지 않는 다스 문제와 BBK사건, 4대강 문제, 자원외교문제, 방산비리 등 일반 국민들조차 납득하기 힘든 미스테리가 너무 많다. 이는 단순히 대통령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명과도 직결된다.


 그런데 최근 법원에 의해 잇달아 범죄 혐의자들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보수를 빙자해서 망가뜨린 남북관계,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인한 국론분열양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한일외교 문제 등등.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 밝힌 눈에 보인 각종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적폐부터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한쪽에는 적폐 청산과 개혁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보수언론과 국민들이 있다. 분명한 것은 소수 기득권자들의 목소리일 뿐, 많은 국민들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무조건 잘한다거나, 여당을 지지하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썩고 냄새나는 부분을 도려낸 후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 악순환과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원죄가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은 무조건 정치보복이라며 저항하기 보다는 적폐 청산에 협조해야 한다. 그리고 뼈아픈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만 정권 창출의 기회가 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과거의 구태만 답습하려 든다면 정권 창출은커녕 촛불정국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거대한 저항에 맞부딪힐 것이다. 여당 역시 출발점에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듯 하지만, 야당 시절 정치를 잘해서 정권 창출을 한 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