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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5월9일 당신의 대통령은?

 

59일 당신의 대통령은?

 

19대 대통령 선거에 1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역대 대선 후보 중 가장 많은 것으로 19604대와 200717대에서 각각 12명의 후보가 등록한 이후다. 투표용지 길이만도 28.5. 이쯤 되면 유권자들이 후보 이름이나 제대로 알는지 걱정이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 기탁금은 3억 원이다. 최종 득표율 15% 이상이면 전액 돌려받지만 10~15%만 얻으면 반액만 보전된다. 물론 10%이하의 득표율이면 아예 한 푼도 못 건진다. 선거제도의 허점일수도 있겠으나 일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만큼 우후죽순 출마를 막아보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지난 16일 대선후보 마감 결과는 원내 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 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정당도 이름도 낯선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10명이 또 있다. 등록순대로 보면 새누리당 조원진,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민중연합당 김선동,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한국국민당 이경희, 홍익당 윤홍식,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무소속 김민찬 후보가 첫날 등록했고, 통일한국당 남재준, 경제애국당 오영국 후보가 다음날 추가 등록했다.

 

이미 후보 등록 전부터 선거전은 주요 5개 정당 후보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미국 대선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철저한 미디어 선거전으로 바뀌었다. 공식선거법상 선관위 주최의 토론이나 선거벽보, 공보물 등은 어찌보면 요식 행위에 불과할 정도로 미디어전이다. 앞선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이번 대선은 철저하게 주요 미디어들이 짜놓은 프레임이 선거판을 주도할 것이다. 짧은 선거운동기간에 유권자들이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이유다. 대선전은 다른 선거와 달리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미디어들도 철저하게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 이미지 메이킹 작업을 한다는 뜻이다. 보수 미디어들은 보수진영 후보에게, 진보 미디어들은 진보진영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한다는 비판이다. 이미 촛불집회를 통해서도 보았듯이 미디어들의 전략과 속내는 따로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탄핵 정국이후 조기 대선 때문인지 후보들의 공약조차 급조된 느낌이다. 반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나 봄직한 상대후보 비방과 마타도어는 여전하다. 솔직한 느낌을 밝히자면 대선전의 품격이 그립다. 미국 대선에서 막말 정치인이 이슈를 몰고 와서 당선되는 웃지 못 할 상황을 기대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미국 선거에 대한 민주주의 평가지수는 우리나라보다도 낮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해묵은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들춰내는 못된 습성들은 여전하다. 탄핵정국으로 분열된 국론과 국민갈등을 봉합할 21세기 글로벌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장점과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줘라. 진정한 리더십이 아닌 말장난 같은 꼼수엔 더 이상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원고 없는 스탠딩 TV토론 생중계도 좋다. 이런 토론은 선거결과에 영향을 줘야 한다. 주권행사를 위해서는 감성과 이성이 모두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과거처럼 TV토론에 안 나와도, 혹은 TV토론에서 자질 없음이 검증됐음에도 당선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헌정사상 첫 번째 탄핵 대통령을 맞은 불행한 국민이다. 미디어도 더 이상 대선전을 보수와 진보의 진흙탕 싸움으로 몰지 말자. 대한민국의 국격과 상처를 보듬어줄 진정한 리더를 뽑을 수 있도록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 국민들 역시 낡은 이념의 프레임 선거전에 이용당해서도, 용납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