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일본 규슈

양지바른 도자기 마을 아리타(有田)

 

 

동아시아를 걷다-4-

 

일본 규슈

-양지바른 도자기 마을 아리타(有田)

 

규슈(九州)는 일본 남쪽 내륙을 말하는데, 흔히 후쿠오카나 벳푸, 나가사키가 우리에겐 낯익은 도시들이다. 면적은 남한의 반 정도. 농산물이 풍부하고 특히 미식가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필자는 마치 한국에 전라도에 온 느낌이었다. 규슈는 온천여행이 유명하지만 일정 중에 하루 정도는 역사를 되돌아보는 사가현의 유적 코스를 소개한다.

 

            

사가현의 위치와 카라쓰 성터. 왼쪽에 박물관이 보인다

 

임진왜란의 기억, 가라쓰

사가현은 단체 패키지여행이 거의 없으므로 후쿠오카에서 렌터카를 빌려 가는 것이 좋겠다. 국내 자동차 운전면허장에서 외국면허증을 발급받고 렌트를 하면 요즘 내비게이션에서는 한국어도 나온다. 차선이 반대편인 것만 유념(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핸디캡이겠지만~)하면 일본은 운전습관도 좋고 불법 주정차, 과속도 많이 없어 운전하기엔 괜찮다.

아리타를 목적지로 두고 가는 길에 임진왜란 때 출병거점으로 만든 가라쓰(唐津)의 히젠 나고야성()을 먼저 간다. 우리가 아는 그 유명한 노래 황성옛터의 모티브라고 하는데 이른바 현해탄 최단거리이자 요새이다. 이젠 성터만 남아있어 정말 노래처럼 쓸쓸하다. 굳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오직 한가지이다. 낡은 성터에서 되돌아보는 전쟁의 무거움과 덧없음을 동시에 느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성터 안쪽에는 박물관이 있다.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지는 양국의 역사적 감정 때문인지 박물관은 한일우호의 상징을 내세우려 안간힘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백만여 명이 희생당한 잔혹한 400여 년 전의 전쟁과 터만 남은 요새, 그 세월의 흔적들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조선 도공의 흔적, 그리고 도자기의 고장, 아리타

아리타(有田)는 첫 느낌이 양지바른 터가 떠오를 정도로 아담한 동네이다. 이곳이야 말로 일본 도자기로 유명한 성지(聖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전쟁 포로로 끌려 온 조선도공과 후손들이 일본 도자기를 세계적 반열에 이르게 한 곳이자 도자기 수출로 일본경제를 살찌운 터전이다. 일본인들에게 그래서 현해탄 너머 장인들은 구세주이자 은인이다.

그들이 도조(陶祖)로 모시는 이삼평은 좋은 흙을 찾아 이곳에 안착했다. 무슨 물건이든 원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왜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분분하지만 장인을 우대해 주고 인정해주는 일본에서 남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신사에는 도자기로 만든 이삼평 좌상을 모셔 놓았다.

 

조선 도공 이삼평을 도자기로 좌상을 만들어 신사에 모셨다.

신사에서 박물관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보이는 너른 터는 바로 이들이 발견한 도자기 흙을 파낸 터가 나온다. 오랜 세월 동안 산 하나를 다 들어냈다. 산을 파 내 일본의 도자기 문명을 만든 것이다. 그 현장을 보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

 

이 산을 모두 파내 도자기를 만들었다고 하니 가히 인간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다.

 

당연히 이곳엔 도자기 민속박물관이 있다. 안내원은 우리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매우 반갑게 맞았다. 낮은 목소리로 그도 조선의 피가 흐른다고도 했다. 아리타이기 때문에 당연해 보였다. 마을 입구로 다시 내려오면 도예 판매점들이 양쪽으로 늘어 서있는데 마을 자체가 조용하고 예쁘다.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른다는 도자기 판매장을 갔다. 마치 아울렛 매장처럼 조성해 놨는데 온갖 생활 도자기가 뽐을 내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때로는 빛나는 도자기 수만점이 손님들을 기다린다. 이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왜 일본이 도자기 강국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고도성장기 경제성장에 앞만 보고 달리느라 우리는 도자기며 전통문화를 많이 잃었다. 우리들 식당의 스테인리스 밥공기와 일본 이자카야에서 보는 도기 접시가 지금 현실의 생활문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사가현 별미는 가라쓰항의 오징어 회와 아리타의 도자기에 담긴 정식, 그리고 우리나라 한우와 유사한 전통소(사가규 佐賀牛), 사가우동 등이 유명하다.

사가현 하루 코스가 끝나면 이제 규슈의 필수코스인 유명온천 벳푸, 유후인을 찾으면 좋다. 아 참...그리고 활화산으로 뉴스에 폭발뉴스가 간혹 나오는 아소산, 사쿠라지마도 이곳 규슈 안에 있다. 참고하시길!!

 

도자기 판매장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