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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상 시인이 추천하는 엄마들이 읽어야 할 영어 동화] 이미상 영어동화

   
OFFICER BUCKLE AND GLORIA



PEGGY RATHMANN





아이를 키우다보면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조심했는데도 아찔한 순간들이 닥치곤 하지요. 저는 애들이 위험을 인지하고 말귀를 알아듣기 전까지 뜨거운 국도 안 끓이고 커피포트을 사용도 금지 했답니다. 이웃의 아이가 화상흉터로 고생하는 것을 보았기에 특히 화상에 예민하게 반응했었습니다. 그러나 위험은 곳곳에 복병처럼 숨어 늘 우리를 덮칠 기회를 엿보고 있더군요.

방에서 잘 놀던 아이가 기도가 막혀 거꾸로 세워 등을 치며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고, 수영장에서 어른 수영장으로 풍덩 들어갔던 일도 있었지요. 기도가 막혔던 것은 원인이 야쿠르트 뚜껑인 은박지였습니다. 엄마가 잠깐 한눈팔면 어찌되는지 아찔한 경험이었지요.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면 안 된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설마 하는 그 순간이 사고다.” 라는 등식을 제 머릿속에 각인시켜 두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TV프로 ‘위기탈출 넘버원’도 열심히 보았답니다.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 기적의 시간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OFFICER BUCKLE AND GLORIA 』 는 이러한 생활 속 안전에 관한 책입니다. 작가 <페기 래스맨 PEGGY RATHMANN >도 엄마의 경험으로 책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아닐까요. 아이에게 무조건 일일이 “하지마라” 하면 잔소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경찰 아저씨 말은 잘 들을 테고 강아지를 좋아하니까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 아닐까요. 책 표지에 경찰아저씨(Officer Buckle)와 공중묘기를 하는 강아지가 보입니다. 바로 Gloria입니다. 경찰아저씨는 ‘Buckle’ 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안전지킴이 경찰임을 알 수 있지요. 벨트를 채우는 버클은 안전과 방어의 상징이니까요. 아저씨의 게시판에는 안전 수칙 ‘Safty tip’ 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아저씨가 이 팁들을 게시판 보드에 붙이기 위해 바퀴의자에 올라섰다가 의자가 미끄러져버립니다. “Never stand on a SWIVEL CHAIR(회전의자에 올라서지 말 것)” 이렇게 아저씨의 경험으로 Safety tips #77은 탄생되었지요. 아저씨는 매일 안전 팁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또 학교에서 안전교육 강의를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관심도 없고 지루해 할 뿐이죠. 아이들은 아예 대놓고 딴 짓을 합니다. 그러나 경찰서에 경찰견 Gloria가 오면서 상황이 전환됩니다. 버클 아저씨는 학교강연에 글로리아를 데려갔답니다. 잘 훈련된 경찰견 Gloria와 함께 강연 무대에 오르자 그렇게 지루해하던 아이들 반응이 달라집니다. 이상하다 생각한 아저씨가 Gloria를 보았을 때 글로리아는 아저씨 뒤에 얌전히 앉아있었지요. 갑작스런 청중들의 호응에 아저씨는 흡족해 합니다. 마침 그날은 학교에서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아 더욱 보람을 느꼈답니다. 다음날 아저씨에게는 학생들로부터 어마어마한 감사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그 후 많은 학교에서 강연요청이 쇄도합니다. 아저씨는 Gloria 와 함께 강연을 다니면서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너무 인기가 좋아서 대학에서 강연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큰 대학 강당에서 99번째 의 수칙 "DO NOT GO SWIMMING DURING ELECTRICAL STORMS!(천둥 번개 칠 때 수영은 안돼요!)”라고 하자 아이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며 “Bravo! Bravo!” 환호했습니다. 아저씨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마치듯 성대하게 강연을 끝냈습니다.





그날 저녁 TV 뉴스를 보고 아저씨는 바로 자신의 인기가 Gloria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저씨 뒤에서 Gloria 가 안전수칙 묘기를 보였다는 것을 말이죠.(똑똑한 글로리아!) 실망한 버클 아저씨는 다음날 Napvill Sachool 에서 강연요청이 왔을 때 글로리아만 보냅니다. 그런데 혼자 무대에 오른 Gloria 는 이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아저씨의 안전 수칙이 없으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요. 글로리아 혼자서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없었습니다.



버클 아저씨의 101번째 안전수칙은 “ALWAYS STICK WITH YOUR BUDDY(항상 친구와 함께 있어라)”입니다. 마지막 안전수칙이 번호가 101번 인 이유는 항상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의 숫자가 아닐까요? 위험은 마지막이 없으니까요. 위험은 새롭게 찾아오니까요.

“귓속에 아무거나 집어넣지 마라... 다른 사람의 약을 복용하지 마라... 안전벨트를 채워라...길을 건널 때 좌우를 살펴라.., 헤드폰으로 음악 크게 듣지 마라....

무궁무진 끝이 없습니다. 다만 엄마 말은 무조건 잔소리라는 게 문제지요. 그런 점에서 이 동화는 잔소리 하지 않고 안전수칙을 이해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책의 독후작업으로 아이와 함께 책 속 안전수칙들을 모두 적고 그림도 그려서 별모양 카드 만들기를 권합니다. 카드를 냉장고에도 붙이고 늘어놓고 반복해서 영어로 말하는 놀이를 하면 위험도 알리고 영어도 가르치고 일석 삼조가 될 것입니다.(카드모양을 다양하게 꾸며보세요.)

엄마가 늘 불안해하며 아이의 호기심을 차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우리는 늘 이 딜레마에 빠집니다. ‘늘 보면서 안보는 척, 안보는 척 늘 지켜보기’ 아이들이 대학생이 된 지금도 저는 이 말을 명심합니다. 저는 애들 사춘기 때도 몰래 애들 일기도 보고 서랍도 뒤졌습니다. 그리곤 지금까지 안 본 척 고상한 척 시치미 떼고 있답니다.

아이를 본다는 것은 ‘보는 것’ 입니다. 그저 잘 보기만 해도 아이는 잘 자랍니다. 엄마가 늘 지켜보고 있으면 자유롭고 예의를 지키는 아이로 자라납니다. 애들은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못된 짓을 하기도 하니까요. 사랑은 지켜보는 것입니다. 감시와 간섭이 아닙니다.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인내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소중하기에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소중하기에,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함께 지켜봐야 합니다. 며칠 전 친부에게 학대받은 아이에 대한 뉴스는 우리를 분노케 했습니다. 어찌하여 한 인간이 그런 괴물이 된 것일까요. 안타까움을 넘어 비참합니다. 그럼에도 이 비참함을 넘어 새해에는 내 아이를 보듯 이웃의 아이도 지켜보길 희망합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사회도, 이 나라도, 잘 지켜보는 엄마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 작가의 다른 책



THE DAY THE BABIES CRAWLED AWAY

10 minutes till Bedtime

RuBy the copy CAT

Goodnight Gorilla

Bootsie Barker Bites



● 작가의 사이트 http://www.peggyrathma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