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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이야기 하는 인간 호모 픽투스

 

 

[용인신문] E.M. 포스터가 쓴 Aspects of the Novel(한국 도서명 『소설의 이해, 』)에서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을 차용한 도서 제목 『호모 픽투스의 모험』. 저자는 스토리텔링이 인류를 진보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면보다 광기로 이끈다는 부정적인 견해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스토리텔링의 대상은 주로 대중이다. 미디어는 대중의 뇌리에 스토리텔링을 암시적으로 은유적인 방법으로 각인한다. 대중은 미디어 속 이야기의 인물이 가상인 것을 알면서도 그 인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받아들인다. 스토리텔링에 노출된 대중은 그 속에 담긴 의도대로 때로 부족의 사명에 부응하거나 종교적인 신념을 갖기도 하고 정치적인 입장을 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중이 자아 소멸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낸 이의 의도를 따른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보편적인 이야기의 구도인 악과 선의 대결에서 선의 승리이다. 보편적인 이야기의 구도는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정치의 현장에서, 역사의 기록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허구임을 설명한다. 미국 의회에서 벌어진 대통령의 연설과 시선에 담긴 스토리텔링은 정치에 함의된 이야기 방식을 알게 한다.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를 새롭게 읽어내고 예술, 사회현상, 정치를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을 낯선 방식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당부한다. 개인의 서사 중에서 “과장, 위조, 비논리 같은 허튼소리의 낌새를 알아차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282쪽)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