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수출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 경제엔 혈맹이 없다

 

[용인신문]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 의회까지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반도체는 당장의 현안이고 장기적으로는 결론이 내려진 문제다. 반도체는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국에 추월당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한국의 주변 정세나 세계적인 경제구조의 변화를 고려하면 우리가 내세울 만한 원천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구는 14억이고 인접한 인도의 인구도 비슷하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까지 더하면 40억에 육박하거나 넘어섰다. 유라시아대륙의 나라들은 이제 누가 뭐래도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러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적당히 비위를 맞추면서 시간을 끄는 방법밖에 뾰족수가 없다.

 

정부는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의 압박은 2024년 대선 국면에 진입하면 흐지부지될 것이다. 미국은 덩치가 큰 만큼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것도 느리다. 얼마 전 G7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초청으로 다녀왔다. 그런데 G7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당사국 중 G7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하여 한 나라도 없다. G7에 목매고 있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그래서 아시아-태평양공동체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GDP를 기준으로 보면 G7은 브릭스(BRICS)에 추월당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누구의 편에 서는 것보다 누구와도 척지지 말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중국 러시아와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미국과 일본을 소홀히 해서도 안된다. 서로가 양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한국의 입장은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줄 형편이 못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면 된다. 성의를 다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못받아 들이겠다면 그것은 그쪽 사정이지 우리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약점은 내수시장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일본만 해도 경제에서 내수시장의 비율이 90%이고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 수입까지 더하면 GDP의 절반 가까이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수시장을 늘리려면 남북한 경제공동체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이 체제를 달리하면서 경제적으로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유연한 사고력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고 국익에 맞는 결정을 해야 한다.

 

노련한 등거리 외교로 시간을 벌면서 남북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한민족에게 희망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장 먼저 중국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유라시아의 중심국가인 중국 인도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대중 무역에서 수입이 수출을 넘어섰다. 이것을 다시 원위치시킬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노련한 등거리 외교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