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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정치인의 생명은 깨끗함… 특히 야당은 더더욱.

 

[용인신문] 민주정치에서 중요한 덕목은 법을 어겼느냐, 어기지 않았느냐를 묻고 따지기 전에 그보다 더 앞서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얼마만큼 다가섰느냐일 것이다. 국민의 정서나 감정선을 넘어서는 것은 비록 그것이 칭찬일 찌라도 위태롭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야당 존재의 첫 번째 덕목은 선명성이다. 여기다가 개혁을 주장한다면 그야말로 주머니 털어 먼지 안 나게 살아야 한다. 옥중에 죽어갔던 어느 시인의 시구를 들지 않터라도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야 하는 게 특히 야당 정치인의 숙명이다.

 

집권 여당에서 몇억이 어떻고 저떻고 해도 그건 맘먹기에 따라서 하룻밤 뉴스거리도 안 될 수 있지만 야당에서 단돈 100원어치 떡볶이를 얻어먹었다 치자. 이건 다음 날 되면 100억이 되어 뉴스를 도배할 수 있는 휘발성을 갖는다.

 

“기껏 떡볶이만 먹었겠어?” 하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이건 돌이킬 수가 없는 거다. 사실 여부를 따지기 전에 이미 여론은 한방에 돌아선 거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말이다. 야당이란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삐끗했다 하면 그 한 사람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야당 전체가 도매금으로 풍비박산이 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리라. 지금은 어설픈 시대가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한다거나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그런 달달한 시대는 더더욱 아니다.

 

평생을 누군가의 뒤만 캐다가 덜미만 잡았다 하면 인정사정없이 목줄을 움켜쥐는 검사들의 전성시대이다. 저들의 특징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게 누구든 그의 가리고 싶은 부분까지 충분할 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는 길은 깨끗해야 한다.

 

솜털 한 올 만큼의 거짓이든 속임수든 위선이든 그 무엇도 있어서는 안 된다. 왜냐, 이는 저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적당히 묵혀두었다가 적절한 때에 하나둘씩 꺼내는 것이다. 그러면 여론은 하늘을 찌를 듯이 들끓는다. 머리가 좋은 데다가 술수까지 완벽한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은 여전히 버거운 일이다. 그럼에도 그걸 감당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다. 아찔하게 깨끗하게 살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