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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련 소식은 예민해진다, 열 받음·분노·공포·걱정

오룡(평생학습교육연구소 대표/오룡 인문학 연구소 원장)

 

[용인신문] 뉴스를 멀리해도 일본 관련 소식은 예민해진다. 열 받음, 분노, 공포, 걱정‥….

 

일본은 제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다. 독일과 이탈리아와 함께 주축국이다.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 역사만으로 놓고 본다면 히틀러와 무솔리니보다 히로히토가 더 악질이다. 그는 1989년에 죽었다. 여든여덟까지 살다 간 그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1910년, 일본은 우리나라의 국권을 강제 침탈한 나라다. 1919년 3·1만세 운동 시에, 1920년 간도에서, 1923년 관동 대지진 시에 수만명의 한국인을 학살했다. 징용과 징병, 일본군 위안부를 통해 수백만의 한국인을 희생시켰다. 식민지배의 후유증으로 파생된 한반도의 분단과 전쟁으로 부를 축적했다.

 

2023년 3월 28일. 일본은 초등학교 4~6학년 사회 교과서를 공개했다. 사회 교과서 점유율 1위인 도쿄서적은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의 병사로 징병됐다”는 기존 표현을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에 병사로 참가하게 됐다”로 바꿨다.

 

“강제적으로 끌려와”라는 표현을 “강제적으로 동원돼”라고 바꾸고 관련 사진에는 조선인들이 지원했다는 설명을 달았다. 대다수의 교과서들도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병, 징용에 대해서 ‘강제’와 ‘동원’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독도에 대해서는 더 분명해졌다. 지도를 활용해 ‘다케시마(독도)가 일본 고유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어 일본이 항의하고 있다”라고 썼다. 고유영토(固有領土)란 역사상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일이 없는 영토를 뜻한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1950년대부터 자신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했다는 사실을 은근슬쩍 감추기 시작했다. 냉전의 시작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있는 우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1982년에는 역사 교과서에 ‘침략’을 ‘진출’로 쓰는 등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게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우익 학자들은 1997년에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2001년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들었다.

 

일본이 식민지에서 저지른 범죄는 아예 빼 버리거나 사실을 왜곡했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과 대륙침략을 아시아를 해방시키려고 했다”라는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식민지에서 저지른 만행을 왜곡한 일본은 자신들의 근현대사 분량은 최소화한다. 특히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저지른 각종 전쟁 범죄들을 교과 내용에서 철저히 누락시켰다. 그러면서 자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입은 피해(도쿄 대공습과 원자폭탄 투하 등) 내용은 상세하고 감정적으로 서술한다. 이후에 등장한 아베 신조 내각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이런 나라가 좋다며 3·1절에 일장기를 내건다. 소녀상 철거를 외치며 시위한다. ‘반일 종족주의’는 베스트 셀러였다.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은 기꺼이 적극적 친일파가 되겠다고 나선다.

 

이런 와중에 일본을 방문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3월 15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정직한 나라’이며 ‘아름다운 나라’라고 했다. 개인마다 취향이 있다지만 한 국가의 대통령이 한 말은 무게가 다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한 아름다움은 일본의 풍경만을 표현한 뜻은 아닐것이다. 일본의 역사, 문화, 가치관을 포함했을 것이다.

 

1909년 12월, 일진회장 이용구도 100만 회원 이름으로 한일합방 청원서를 소네 통감에게 올렸다. “우리 대일본 천황 폐하께옵서 지극하신 인덕과 하늘과 같은 넓으심으로 보위를 무한에 세워, 일·한 합방을 창설하시고, 우리 군신을 만세에 어여삐 여기시와, 황실과 신민이 종시일천, 길이 신성 무궁한 은혜를 입도록 하여 주심을, 황송히 머리 숙여 감히 소원하나이다.”

 

2023년 3월, 대한민국 대통령은 삼일절 기념사에서 말했다. “일본은 …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사족 하나. 분노, 고통, 복수에 비해 용서, 화해, 협력은 우월한 가치로 평가된다.사족 둘. 분노, 고통, 복수는 개인의 마음 상태가 아니라 구조적인 관계다.마지막 사족. 피해자의 분노, 고통, 복수는 관리와 통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