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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권력에 욕망을 불태운 제자 염구

 

[용인신문] 하루는 공자께서 제자 칠조개에게 벼슬에 오르라 하니 칠조개는 벼슬하기에는 아직도 배움이 부족하다며 한발 물러섰고, 또 공자 생전에 벼슬에 나선일이 없다. 이런 제자를 두고 공자께서는 자신을 잘 안다며 기뻐하셨다는 게 논어가 전하는 말이다.

 

공자께서 직접 제자를 콕 집어 벼슬을 하라고 한 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문에서 정치에 발군인 제자는 두어 서넛 되는데 민자건과 염구이다. 민자건은 정치력도 출중하지만, 특히 덕행에 뛰어난 인물이고 덕행은 모자란듯하나 정치력이 뛰어나기로는 염구다. 두 사람은 공자의 빼어난 제자로서 후대에 두고두고 비교되는 인물이다.

 

스승 공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인물을 들라면 염구를 드는데 그는 스승의 가르침보다는 자신의 출세와 명예를 세우는데 사활을 건 인물이다. 그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초기의 염구는 훌륭한 제자였다. 논어 곳곳에 그는 겸손했고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그런 제자였다. 공자도 그런 제자를 기특히 여겨 믿고 노나라 실세 계씨에게 추천했는데 권력의 맛을 본 후 염구는 빠르게 진화되어갔다. 소극적이고 소심했으며 오로지 스승 공자만이 최고라며 열심히 따르던 그가 공자는 지는 해라는 사실을 알고는 누구보다도 먼저 출세의 길로 돌아섰다. 그런 그가 계씨의 가신이 되어 첫 번째 한 업적(?)을 들라면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가혹하게 거둬 어마어마한 원성을 들었으나 정작 자신이 모시는 주군 계씨는 으리으리한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이를 두고 공자께서는 몹시 분노하시면서 염구는 우리의 적이니 쳐서 무찔러야 한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의 시각에서 읽어봐도 상당히 정제되지 않은 표현임이 분명하다. 반면에 스승의 명예를 세운 인물을 들라면 민자건이다. 그는 한번 말을 하면 어떤 말이든 이치에 꼭 맞는 말을 했다고 논어선진편은 전한다. 한번은 노나라의 실권자 계씨가 민자건에게 비땅의 재상을 맡아달라 하니 민자건은 정중히 사양을 했다 하는데 거듭 청하니 민자건은 다른 나라로 망명을 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놨다는 전하는 말도 있다.

 

듣자 하니 근자에 커다란 우환이 있기를 전기세 가스세 교통요금 뭐 할 거 없이 전방위적으로 고공행진이라는 말에 서민들 등골이 휘어진다는 아우성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대한 묘책이 있다는 말도 들어 본 적은 없다. 서민들이 전기를 쓰면 뭘 얼마나 쓴다고…. 본래 그런 것들은 그냥 무료로 할 수 있을 만치의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그 능력 안 되면 그 자리 물러나야 하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