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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문학 속 자동인형 인공지능 로봇을 꿈꾸다

 

 

[용인신문] 갑작스런 인공지능 채팅의 유행이 사람들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머리를 맞대 일을 하던 시대는 이제 가는 것인가? 200년 전에도 소설 속에 비슷한 존재가 있었으니 E.T.A 호프만의 「모래사나이」속에 등장하는 올림피아라는 여성 인형이다.

 

어린 시절 잠 못 드는 아이들에게 모래 사나이가 찾아와 눈에 모래를 뿌린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사실로 믿어버린 나타나엘이 주인공인 이 소설은 짧은 소설임에도 다수의 서술자가 등장한다. 화자가 여럿이라 작품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하지만 그 모호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특히 나타나엘이 관심을 갖는 올림피아라는 자동인형은 오늘날 인공지능 비서를 연상하게 만든다. 나타나엘은 올림피아를 사랑하게 된다. 심지어 약혼녀 클라라를 잊을 만큼 올림피아에게 푹 빠진다. 사교모임에 나타난 올림피아에게 절절한 고백을 하는 나타나엘, 나타나엘이 보기에 올림피아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하지만 서술자가 바뀌면 올림피아는 이상한 여인으로 바뀐다. 구체적인 대답보다는 “아아”와 같은 말을 하고, 지루한 사교모임에 어울리는 하품 대신 재채기를 할 뿐이다.

 

오늘날 인공지능이 해주는 답은 텍스트와 목소리를 뛰어넘어 별걸 다 만들어 내고 있다. 예술작품까지도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만약 스스로 진화한다면 충실한 비서 그 이상의 역할을 원하지 않을까?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목적을 ‘공익’이 아닌 ‘이익’으로 바꾼다면? 호프만이 쓴 200년 전의 소설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