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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계묘년(癸卯年) 신년인사회 유감(有感)

 

[용인신문] 지난 1월 2일, 용인상공회의소 주관으로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도지사, 시장, 시·도의원 및 지역 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예년에는 대한노인회 구 지회장들도 참석했다는데 올 신년회엔 노인단체를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들이 뭐가 대단하냐고 생각하여 초청대상에서 빼 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심히 유감스럽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막여작(莫如爵)이요, 향당(鄕黨)에서는 막여치(莫如齒)라 하였다. 이말은 조정(관료사회)에서는 벼슬 품계와 직위가 높은 것이 으뜸이고, 향당(지역사회)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웃어른이라는 말이다.

 

2022년 말 현재 용인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5만 7000여 명으로 전체인구의 15%에 이른다. 또 대한노인회 용인시 지부 산하 3개구 지회, 38개 분회에 속한 경로당 수는 868개소나 되며 소속 회원 수는 3만여 명에 이른다. 대한노인회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비영리 사단법인 단체다. 인근의 자치단체에서는 시 단위 행사 때 시장의 옆자리에 노인회장의 좌석을 배치한다고 한다. 또 다른 자치단체는 시장이 복지국장, 과장, 팀장을 대동하여 노인회장을 찾아가 신년 인사를 올렸다고 한다.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은 앞다투어 대한노인회를 찾아가 인사부터 한다. 선거 때만 그런지 신년에도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지역사회에서는 노인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에 시장을 비롯하여 지역 단체장부터 앞장서야 한다.

 

용인상공회의소가 노인회를 제외시킨 것은 노인을 사회에 부담되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 평균적인 천수를 다한다면 오늘의 젊은이는 내일의 늙은이가 된다. 젊어서는 모르지만 늙고 병드는 것이 얼마나 서럽겠는가. 청춘이 영원할 것 같지만 잠깐 어영부영하다 보면 어느새 노인이다.

 

근대국가에서 노령연금을 최초로 제정한 정치가는 독일의 철혈재상(鐵血宰相) ‘오토 폰 비스마르크’다. 그는 65세 군인을 대상으로 노령연금제도를 제정했는데 당시 독일의 기대수명은 47세였다. 비스마르크는 향년 83세에 사망하여 당시로서는 기록적으로 장수하였다. 비스마르크는 그가 도입한 노령연금을 받았겠지만 과연 그시대에 65세 이상 살아서 연금을 받은 군인출신 노령자가 얼마나 되었을지 의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툭하면 노령연금 수령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하고 경로우대권도 70세부터 지급하자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1세라고 하지만 대부분 70이 넘으면 약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노인이 되어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간은 5~6년 남짓이다.

 

노령사회에 노인을 찬밥대우한 용인상공회의소. 어디 이같은 홀대가 이들 뿐이랴. 인간은 늙는 것과 죽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오늘의 남의 일(今日他事)이 내일에는 자신의 일(來日自事)이 된다는 경구(警句)를 되새겨 보기 바란다. 특별히 용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용인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