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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회상(回想)

박숙현(본지 회장)

 

[용인신문] 1968년 발표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불멸의 청춘영화로 영화사에 기록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 ‘프란코 체피렐리’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영화 제작 당시 15세를 넘기고 16세를 바라보던 ‘올리비아 핫세’와 만 17세가 못되었던 ‘레너드 위팅’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했다. 올리비아 핫세는 이 영화가 발표되자 일약 청춘스타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계묘년 새해 벽두, 왕년의 청춘스타 올리비아 핫세가 화제의 중심이 됐다. 올리비아 핫세는 로미오 역을 맡았던 레너드 위팅과 함께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5억 달러(6400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내용은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 당시 15세와 16세에 불과한 “미성년자였던 두 배우에게 감독과 제작자가 완전 누드로 러브신을 찍도록 강요하여 성을 착취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영화가 발표된 지 55년이 지나서 제작사를 ‘성착취혐의’로 고소했다. 이것은 캘리포니아 법원이 3년의 기간을 한시적으로 정해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미국 내에서 저질러진 성범죄에 대해서 고소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리비아 핫세는 책받침 3총사로 불렸던 브룩 실즈,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와 홍콩배우 왕조현이 남학생들의 여신으로 추앙받던 시절 이전에 미녀 배우를 대표했다. 그녀는 지금도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헵번과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고전미인 3총사에 꼽힐 정도다. 올리비아 핫세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64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배상금 청구도 화제로 떠올랐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영화계에서 연기자는, 특히 여배우는 여전히 을의 위치에 있다. 톰 크루즈 같은 남자배우는 제작자에 못지않은 파워를 누리지만 여배우들은 섹스어필의 이미지만 이용당하고 대부분 단명으로 그쳤다. 올리비아 핫세도 ‘로미오와 줄리엣’과 한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영화가 없다. 브룩 실즈가 대표적인 피해자인데 그녀는 제작사와 어머니의 등쌀에 떠밀려 13세에 소녀 창녀를 연기한 ‘프리티 베이비’와 ‘푸른 산호초’에 출연하면서 섹스어필 이미지가 굳어졌고 이후 제대로 된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다.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L’amant)과 ‘컬러 오브 나이트’에 출연한 이후 영화계에서 용도폐기된 제인 마치도 대표적인 피해자다. 한국 영화계도 몇 년 전 성폭력이 문제가 되어 엄청난 물의를 빚었던 적이 있다. 올리비아 핫세가 7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영화계에 만연했던 여배우에 대한 작품을 핑계로 한 성폭력을 고발한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다. 올리비아 핫세의 용기를 응원하며 잠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청순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던 그녀의 모습을 회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