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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시인의 감동이 있는 시

제비집 - 동탄1ㅣ손택수

제비집 - 동탄1

                                     손택수

 

제비 한 쌍이 처마 아래서 한참 정지 비행중이다

빨랫줄이나 벽에 박아놓은 못에라도 잠시 앉으면 좋으련만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나

체념한 듯 돌아섰다가 다시 와선 또 가쁜 날갯짓

올려다보니 처마 깊숙이 마른 진흙자국이 있다

제비집이 붙어 있다 떨어진 자리

 

명절만 오면 헛걸음인 줄 알면서도

신도시로 바뀐 고향에 와서

옛 논과 들과 마을을

떠돌다가는 사람들이 있다

 

손택수는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붉은 빛이 여전 합니까』 등이 있다.

「제비집-동탄1」은 손택수의 근무처인 <노작 홍사용문학관>과 무관치 않다. 근무처가 동탄에 있는 것이다. 해마다 찾아와 처마 깊숙한 곳에 제비집을 짓는 한 쌍의 제비와 명절만 오면 신도시로 변해버린 고향 동탄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문학동네> 간 『어떤 슬픔은 함께 할 수 없다』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