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악기
이대흠
노래방에 가서건 결혼식에 가서건
노래를 하려고 보면 꼭 생각나는 건
서러운 곡조뿐이네
기쁨을 말해야 하는데
신나는 노래도 많은데
몸속 어디에
슬픔의 청이 숨어 있나
이대흠은 1994년 『창작과비평』에 「제암산을 본다」 외 6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슬픈악기」는 시인의 몸이다. 그의 몸속에는 서러운 노래뿐이어서 어디서나 어느 때나 슬픈 노래가 떠오르는 것이다. 시인의 삶이 그랬던 것이다. 창비 간 『코끼리가 쏟아진다』 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