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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판타지에 담은 인생 이야기

 

 

[용인신문] 12월이 되면 교회를 가지 않아도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과 산타클로스가 펼치는 판타지가 한데 어우러져 마음은 어느새 축제를 향해 달린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저녁 따뜻한 무릎담요를 덮고 읽을 만한 이야기다.

 

바스티안이라는 어린 소년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피해 들어간 어느 서점에는 고약하게 생긴 아저씨가 이상한 책을 읽고 있다. 바스티안은 그 책을 훔쳐 학교 다락방에서 읽기 시작한다. 현실에서 어머니가 죽고 그래서 슬픔에 빠진 아버지는 바스티안의 낙제에도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다락방에서 읽는 책 속에서는 다르다. 도서는 초록색과 붉은색이 각각 현실과 환상의 이야기임을 알려준다. 책 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바스티안의 이야기는 어느 새 초록색이 된다. 바스티안이 책 속에 온전히 들어가 판타지 속에서 강하고 아름답고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하지만 판타지는 판타지 안에서만 가치가 있으니 이를 두고 그모르크는 환상세계의 존재가 현실로 건너가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망상이 되지. 실제로는 아무것도 두려워 할 게 없는데 상상의 두려움이 되고, 사람들을 병들게 하는 물건에 대한 욕심이 되고, 절망할 이유가 없는데 상상의 절망이 되지”(229쪽)라고 말한다.

 

바스티안은 환상에 너무 젖은 나머지 자아를 잃어간다. 경쟁심, 질투, 의심 같은 것들은 자아를 잊게 만드는 마음들이다. 주인공도 같은 길을 걷는다. 과연 그는 잃어버린 자아를 찾을 것인가.